금감원장, ‘합병철회’ 두산에 “주주의견 수렴해 마무리해야”

“새 증권신고서 많이 바뀔 것 기대…시장 설득 노력하길”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금융 당국의 제동으로 두산그룹이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철회하고 '플랜B'를 짜고 있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수렴된 상태에서 (구조 개편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산 경영진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신설법인 등 각 계열사를 포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진심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가진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원장은 "이전에는 (감독당국과 두산이) 페이퍼 중심으로 소통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문제의식을 두산과 소통해서 생산적으로 업무가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 원장은 "사업의 모양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 낼 증권신고서는 좀 많이 바뀐 형태로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그런 방향성을 (두산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부연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진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소액주주 이익 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해당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금감원이 두 차례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당시 이 원장도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를 하겠다"며 두산을 압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두산은 수정된 구조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에너빌리티를 기존 사업회사와 밥캣 지분을 소유한 신설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하고, 이 신설법인을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두산은 이와 관련된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수정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