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부채, 성장 제약 수준…집값, 단기간 확 꺾이기 어려워"

남주현 기자 2024. 9. 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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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4년 9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지은 경기동향팀장, 박영환 정책기획부장, 박종우 부총재보,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이화연 정책협력팀장(출처=한국은행)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가계부채 수준이 금융 부문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까지 다다랐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대출 규제에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주택 가격의 경우 단기간 내 꺾이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놨다.

내수 진작 차원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놓쳤다는 실기론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동결이 적절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부의 거시건전성 대책 효과를 지켜본 후 금리 인하에 나서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은은 12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했고, 서초구 등은 전고점을 상회해 주택시장 위험지수가 고평가 단계에서 재상승했다고 봤다. 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92.1%로 평균 60.1%인 OECD 31개국 중 4번째로 높다.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올해 2분기 0.93으로 2021년 4분기 기록한 1.11이후 가장 높았고, 7월에는 1.11로 더 올랐다. 5대 광역시 기준으로는 2분기 0.14를 기록해 2022년 2분기 0.25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7월에는 0.29로 집계됐다.

황건일 한은 금통위원은 통신보고서 작성 메시지를 통해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에 연계된 가계부채 비율이 이미 금융 부문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가계대출은 9월 감소…집값은 단기간 꺾이기 어려워"

한은은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종우 부총재보는 "8월 둘째주까지 주택가격은 올랐지만, 상승폭은 둔화되고 있고, 거래량도 7월 말과 8월 초에 정점을 찍고 내왔지만 계속 유지될지 살펴보고 있다"며 "8월달보다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어 "2021년의 전고점에 거의 근접하거나 일부 그것보다 높아진 단지들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가 정책들을 시행하고,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높고, 전세가율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수도권 주택 가격의 추세적 상승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불확실성이 높아 미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자 밝혔다. 그는 "주택 가격이 한두달 내에 크게 꺾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상승률 자체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레벨은 높다는 점에서 올해까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최근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예상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는 8월에 상당폭 증가했고, 9월에는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면서 "추세적으로 계속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있어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계대출 증가세는 9월달에는 어쨌든 조금 규모 자체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 주택 가격 같은 경우는 사실 큰 흐름이 있기 때문에 이게 단기간 내에 사실 확 꺾일 거라고 얘기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인하 실기론에 "정부 대책 영향 확인하면서 금리 결정해야"

최 부총재보는 최근 목소리가 높아진 한은의 금리 인하 실기론에 대해서는 "당장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는 정부가 내놓은 정책과 주택시장이나 가계 대출 이런 것들이 안정되어 가는지를 확인해가면서 금리를 결정하는게 낫다고 봐서 금리를 동결했다"고 반박했다.

정치권과 대통령실에 이어 지난 9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차 내놨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실장은 "8월에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며 한은을 압박하기도 했다.

최창호 통화정책국장은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장기간 지속될지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가계부채비율이 이미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면서 "최근의 확장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 조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소비 회복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했다. 기업실적 개선에 힘입은 명목임금 상승률 확대와 물가안정에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개선된다는 점에다. 이지은 조사국 경기동향팀장은 "7월까지는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2분기에 임금 상승률이 개선되며 민간소비는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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