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무더운 추석’ 예보…보름달, 열대야 구름 사이 ‘빼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내린 12일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기간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운 추석’이 예상된다. 추석 당일인 17일엔 구름 사이로 뜨는 보름달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2일 정례 예보브리핑을 통해 “추석 연휴 동안 가끔 구름 많은 날씨 속에서 산발적으로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30도 안팎의 더위가 이어지고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 상층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으로 덮여 북쪽에서 남하하는 찬 공기와 남쪽에서 올라오는 태풍을 막고 있다. 이런 기압계 상황이 추석 연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휴 기간 비가 내리는 시간대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30도 이상의 고온이 나타나며 평년보다 5도 안팎이 높은 더운 날씨가 예상된다.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 13호 태풍 ‘버빙카’가 14∼15일 사이 일본 오키나와와 중국 상하이 사이를 지나며 한반도에 뜨거운 수증기를 불어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온이 최대 34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19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7도, 낮 최고기온은 26∼34도로 예보됐다.

추석 연휴 기간 날씨 전망. 기상청 제공

연휴 기간 전국적으로 가끔 구름 많은 날씨가 예보된 가운데 산발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귀성이 본격화되는 13∼14일 남쪽에서 유입되는 수증기와 북쪽 기압골과의 충돌로 수도권과 강원 북부를 중심으로 비가 예보됐다. 15일은 북쪽에서 찬 성질의 고기압이 남하하면서 강원 영동 지방에 동풍을 몰고 와 강수가 예상된다. 16일은 북상해오는 태풍의 영향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뜨거운 수증기가 유입돼 제주도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강수가 예보됐다.

추석 당일인 17일엔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강수가 예상된다. 전국이 구름 많은 날씨가 예보됐지만 기상청은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추석 당일 주요 도시 월출 시각은 △서울 6시17분(이하 오후) △인천 6시18분 △춘천 6시14분 △강릉 6시9분 △부산 6시6분 △광주 6시15분 △대구 6시9분 △대전 6시14분 △제주 6시15분 등이다.

추석 기간 기압계 모식도와 17일 전국 월출 시각. 기상청 제공

15∼22일까지의 날씨가 예보된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북쪽의 찬 고기압이 남하하는 18일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기온이 점차 하강하는 모습을 보여 ‘가을 날씨’의 시작을 예측게 한다. 다만 기상청은 “16일 이후에 필리핀 동쪽 해상에 위치한 열대요란(태풍의 씨앗)이 열대저압부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후 날씨는 변동성이 크다”고 밝혔다. 열대저압부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에 다시금 뜨거운 열기와 수증기를 유입시켜 무더운 날씨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