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뽑아. XX" 과기한림원 부원장, 성희롱·갑질 의혹

CBS노컷뉴스 박성은 기자 2024. 9. 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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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직원 채용서 남성직원 채용 강요
성희롱·사적 심부름 등 '갑질' 의혹
연합뉴스


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의 이창희 총괄부원장이 성희롱과 갑질을 일삼아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직원 2명은 잇따른 괴롭힘으로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병가를 냈고,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과기한림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총괄부원장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사적업무 강요, 성희롱을 일삼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이 총괄부원장은 본인의 집무실 밖에서 A 남직원의 주요 부위에 손을 가까이 댄 뒤 쥐는 모양을 취하며 "우리 XX를 자꾸 이렇게 움직여. XX를 내가 자꾸 이러면 기분 나쁘지"라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A 직원은 이 총괄부원장의 수년간 지속된 괴롭힘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에 따라 1개월 간 병가휴직을 냈다.

또 이 총괄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 B 직원에게는 신규직원 채용 과정에서 남자직원을 채용하라며"XX(남성 신체 주요 부위) 뽑아. XX"라는 발언을 공개장소에서 수차례 했다.

이후 이 총괄부위원장은 남자직원이 채용되지 않은 결과에 대해 직원들과 한 식당에서 점심 자리를 하며 "남자(요리사)만 일하고 여자(계산원)는 일 안 하잖아. 힘든 일은 남자들이 다 해"라고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기도 했다.

이 총괄본부장이 C 직원에게는 해외출장에 부적절한 예산을 사용하게 하고 업무분장과 관련 없는 업무를 강요하며 폭언을 일삼았다는 내용도 진정서에 포함됐다.

이창희 과기한림원 총괄부원장이 직원에게 사적 업무를 지시했다는 내용과 관련된 카카오톡 대화기록.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 제공


C 직원은 지난해 12월부터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약물을 복용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병원 진단서를 제출해 병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 총괄부원장을 포함해 결재권자인 경영지원실장과 원장은 승인을 거부하다 한 달이 지나서야 승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총괄부원장은 이에 대해 "업무도 없는데 무슨 스트레스냐?"고 발언했으며, 유욱준 과기한림원장도 "(내년 2월까지)임기가 다 됐으니 그냥 견뎌라"라며 "엉터리 병원에서는 누구나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발언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총괄부원장은 "평소 직원들과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직원들에게 듣기 불편한 언행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언행으로 직원들에게 피해를 준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싶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이 의원은 한림원이 지난 2022년도부터 정부지원예산으로 기획·운영 중인 '석학, 커리어 디시전스' 사업을 진행하면서 내규상 30~40만 원을 지급해야 할 발표수당을 100만 원으로 과다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이해민 의원은 "한림원은 일반 사단법인이 아닌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한 관리가 필수인 공익법인임에도 당연직 이사인 과기부 국장 1인을 제외한 이사 및 감사 모두를 내부 회원으로만 구성하고, 실질적인 감사가 전혀 없는 등 정상적인 관리감독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어 "기관 예산의 절반 이상이 정부지원예산이기 때문에 경영의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하는 공공기관 지정 대상임에도 지정되지 않고 있는 것과 원장이 임기 후 당연직 이사가 되는 관행이 문제"라며 "한림원이 제대로 된 석학기구로서 역할을 하려면 최소한의 관리감독 가능하도록 임원구성 등의 거버넌스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한림원은 기초연구 진흥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과기부 유관 단체로 분류돼 예산 86억 원 중 69억 원이 정부 예산에 해당한다. 과기부는 해당 의혹이 제기되자 문제를 살펴보겠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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