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사회문제 풀 파괴적 혁신 필요"
"1석2조 아닌 1석多조 아이디어를
기술로 사회혁신 이룰 기업가 필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민간, 학계가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파괴적 혁신'을 주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비롯해 정부,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의 기관·단체 200여곳이 참가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앞에는 기후위기, 저출생, 지역소멸 등 매우 복잡하고, 여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난제들이 존재한다"며 "그냥 두면 우리나라만의 지역적 문제를 넘어 인류의 생존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나하나, 각개격파하기엔 준비된 리소스도 부족하고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쫓아다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많은 문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파괴적 혁신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서 "파괴적 혁신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 하면, 자기가 하는 일만 보는게 아니라 남이 하는 일도 같이 보고 해서 이러한 것들이 합쳐지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방법론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말해주더라도 잊어버릴 것이다. 또 보여주더라도 기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참여하게 해준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미국 속담이 있다"면서 "이번 페스타는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참여를 통해서 우리활동을 이해할 수 있게 판을 키웠다. 정부, 민간, 학계, 공공기관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소통과 교류, 협력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1석 2조가 아니라 1석 다(多)조의 아이디가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가치는 '같이'할수록 임팩트가 커진다. 혼자서 못하는 일도 같이하면 해결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치고, 또 시민단체와 학계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의 힘을 모으면 이른바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창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를 파괴적 아이디어와 혁신이 생겨나도록,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가치플랫폼'으로 키워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네덜란드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네덜란드 지속가능한 성장연합'(DSGC)의 의장인 얀 페터르 발케넨더 전 네덜란드 총리도 축사자로 나서 "이번 행사가 사회적 가치 확산의 이니셔티브로 작용해 혁신, 행동, 적절한 성과측정을 통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를 기원한다"며 "사회적 가치 실천을 위한 한국의 도전은 다른 국가들에도 영감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20여개 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회문제 해결 관련 포럼·세미나 등도 진행됐다.
특히 '대한민국이 당면한 주요 사회문제와 이해관계자 협업 방안'을 주제로 열리는 '리더스 서밋'에는 정부와 기업, 학계, 사회적 기업 등 각계를 대표하는 리더 14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술로 사회 혁신을 이룰 기업가가 많이 필요하다며 "기술 혁신을 잘하는 기업도 많고 사회를 바꾸는 사회 혁신가도 있지만, 기술로 사회 혁신을 이루는 기업가는 아직 많지 않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어려운 사회문제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과 돈을 버는 것을 연결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며 "사회문제 해결이 돈을 버는 것으로 귀결되는 게 맞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어떤 문제의 경우 사회제도 인센티브를 마련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대한상의는 복잡한 사회문제들을 매번 정부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을 포함한 모든 주체가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선 사회문제를 유형화한 '대한민국 사회문제 지도'가 발표됐다. 이는 최근 대한상의가 임펙트스퀘어와 함께 최근 사회적가치연구원의 국민 사회문제 인식조사와 대기업 97개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를 수행한 도현명 임펙트스퀘어 대표는 "기업들은 기후위기, 저출생 등의 사회문제 분야에는 관심이 높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고령화, 지역발전 불균형 등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활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국민의 관심도는 높으나 기업의 관심도가 낮은 사회문제 영역(고령화, 지역발전 불균형 등)은 기업이 기술과 아이디어 혁신을 통해 정부, 시민사회 등 타 주체와 적극 협력한다면 성과의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며 "대한상의는 앞으로 사회적 가치페스타 행사와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 활동을 통해 이해관계자 간 협업모델과 이에 기반한 효율적인 사회문제 해결 접근법을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는 SK텔레콤, LG전자, 포스코, 현대해상 등 대기업과 소셜벤처, 정부 부처를 포함해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한 130여개 전시 부스도 마련됐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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