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연 전 고문, LG 맏사위 윤관 상대 항소…"2억 비밀 밝힌다"
조창연 "2억원 분명히 빌려줬다" 주장
2심에서 현금 2억원 사용처 공개 주목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조창연 전 블루런벤처스(BRV)코리아 고문이 윤관 BRV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 1심 패소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윤관 대표는 고 구본무 LG 선대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다. 조 전 고문과 윤 대표는 경기초등학교 동기동창 사이로 한때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부동산인 르네상스호텔 재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력했던 사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 전 고문이 윤 대표에게 현금 2억원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는다며 조 전 고문이 윤 대표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소송을 했다.
조 전 고문은 최근 뉴시스와 통화에서 "윤 대표에게 2억원을 빌려준 것이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고문(원고)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진은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억원 대여금 반환소송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 패소 1주일 만에 항소에 나선 것이다.
조 전 고문은 지난해 11월 윤 대표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윤 대표에게 2019년 6월 5만원권 2억원을 빌려줬으니 이 돈을 돌려달라는 취지다.
앞서 대여금 소송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김동혁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원고(조창연 전 고문)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금전을 대여했다는 원고 주장에 대해 피고와 다투는 때에는 대여 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며 "원고가 주장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에게 2억원을 대여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조 전 고문은 1심 판결이 나온 직후 뉴시스에 "(윤관 대표가)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돈을 빌려줬고, 이후 수차례 돈을 갚겠다고 나에게 얘기했다"며 "그러다 어느 순간 노조 문제를 풀기 위해 돈을 지출했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고 밝혔다.
윤 대표에게 현금 2억원을 빌려준 것이 맞고, 이와 관련한 위챗 대화 내용도 많다는 게 조 전 고문의 일관된 입장이다. 1심 패소 1주일 만에 곧바로 항소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현금 2억원, 과연 어디에 어떻게 쓰였나?
조 전 고문은 삼부토건 창업주인 고 조정구 회장의 손자다. 삼부토건은 르네상스호텔의 원 소유주였고, 이 호텔에 대한 매각과 재개발 과정에서 조 전 고문과 윤 대표는 긴밀하게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협력할 당시인 2016년 9월 윤 대표 요청으로 조 전 고문이 현금 2억원을 빌려줬다는 게 조 전 고문 측 주장이다.
현재 르네상스호텔은 강남센터빌딩으로 재개발이 완료됐다. 이 빌딩은 신세계그룹 계열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센터필드 소유권을 갖고, 호텔 및 사무실 용도로 쓰고 있다.
윤 대표는 대여금 소송 과정에서 2억원을 빌린 사실이 없다고 일돤되게 주장하다가, 1심 선고를 앞두고 "금전 거래 관련 대화는 대여금이 아니다"고 한발 물러선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는 두 사람이 나눈 위챗 대화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인데, 윤 대표는 둘이 노조 협의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마련과 책임 부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전과 달리 금전 거래 자체는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윤 대표가 금전 거래 자체는 인정한 가운데 이제 이 돈을 실제 어디에 썼느냐도 관심거리다. 윤 대표 주장대로라면, 이 현금 2억원은 노조와 관련된 비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르네상스호텔 매각 과정을 보면, 2015년 10월 1차 공매가격(1조8560억원)과 비교해 2016년 4월 최종 낙찰가(6900억원)가 지나치게 낮아 뒷말이 무성했다. 특히 당시 르네상스호텔 노조는 '헐값 매각'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 같은 정황을 고려하면, 조 전 고문이 윤 대표에게 건넸다고 주장하는 현금 2억원은 다름 아닌 노조 반대 무마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번 대여금 소송 2심 과정에서 현금 2억원 사용처의 실체가 드러날 지 주목된다.
조 전 고문 측은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좀 더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윤 대표와의 금전거래 사실은 물론 2억원 사용처까지 분명하게 입증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un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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