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ICT기금 축소, 국가디지털 경쟁력 차질
2025년 정보통신기술(ICT) 기금 축소로 인해 국가 디지털 산업 발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다양한 ICT사업 분야 예산역시 삭감을 앞두고 있다.
당장 국회와 정부가 다가오는 국정감사와 예산 국회에서 ICT 기금 현황을 꼼꼼히 살펴보고, 필수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ICT 기금 재정을 튼튼히 할 추가 재원확보와 효율화를 가치로 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지출 정상화 속 ICT 기금 '가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 성과계획서와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내년 ICT 기금 총 운용규모는 2024년에 비해 28.4% 줄어든 1조8863억원으로 편성됐다. ICT 기금 구성요소 중 정보통신진흥기금(정진기금) 운용규모가 1조110억원으로 올해(1조3797억원)에 비해 26.7% 감소했다. 내년 방발기금 총계는 8753억원으로, 올해(1조2527억원)에 비해 각각 30.1% 감소했다.
운영비용 등을 제외하고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기금에서 가져와서 쓰는 2025년 ICT 기금 총지출 예산은 1조6060억원으로 2024년에 비해 15% 감소했다. ICT 기금 구성요소 중 정진기금의 2025년 총지출 예산은 8692억원으로 2024년에 비해 11.5% 감소했다. 방발기금 2025년 총지출 예산은 7368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18.6% 축소됐다.
정부는 '지출정상화' 기조를 견지한다.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였던 2020~2022년 3년간 경제 활성화를 위해 확장기조가 불가피했지만, 엔데믹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기금 수입원은 주파수할당대가와 방송사 매출 분담금이 유일한 데, 2018년 이후 중저대역 5G 주파수경매가 없었고, 방송사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밀려 수익성이 약화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에서 2500억원을 차입하는 등 기금 적자재정을 유지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향후 1~2년간 약 20%씩을 절감해 유지해야 재정 건전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ICT 사업에 직격탄
ICT 기금은 일반 예산처럼 활용할 수 없다. 정부가 지정한 사업에 예산 계획대로 지출해야 한다. ICT 기금을 활용하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기존 기금 사업을 백지화 하지 않았지만,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
과기정통부 사업 분야 중 2025년 '방송통신서비스해외진출' 방발기금 사업 예산은 94억4700만원으로 올해 116억7400만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중소 방송통신기술기업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개발도상국을 원조하는 사업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통신소외계층 지원사업'은 내년 32억100만원으로 편성됐다. 장애인 등 통신 접근권을 지원하고, 중고단말기 보급을 확장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32억1300만원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인공지능AI·디지털 시대 디지털 접근권 확대 추세를 고려한다면 미흡한 수준이다.
ICT 기금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R&D 사업을 망라한 '콘텐츠디바이스기술개발'은 다양한 기금을 활용해 양자, AI, 6G 등 원천기술을 지원하는 통합사업이다. 정진기금과 방발기금을 줄이는 대신 일반회계로 메꿨다. 해당 사업 2025년 방발기금 지출 규모는 822억3800만원으로 2024년 1033억9000만원에 비해 감소했다. 내년 정진기금 지출 규모는 230억6900만원으로, 역시 올해 271억6400만원에 비해 감소했다. 대신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일반회계 투입예산을 2389억6000만원으로 올해 1101억4800만원에 비해 갑절 이상 늘렸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일반회계 지원을 받는 고육지책을 쓴 것이다.
◇정부·국회 증액 노력·장기적 재원확보 필요
2025년 기금 운용 총계와 예산 규모는 정부안이다.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슈화가 되고, 11월 예산 국회에서 본격적인 심사를 전개하는 일정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예산 규모를 축소해 제출했지만, 국회가 꼼꼼히 살펴보고 필수사업 예산은 확대해야 한다.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을 확대하는 통신소외계층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 큰 그림이 필요하다. 현재 방발기금과 정진기금으로 분리돼 있는 기금을 ICT기금으로 통합 편성하고 중복 사업 또는 시대에 뛰떨어진 R&D 사업 등은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기금 사업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콘텐츠 지원 사업 역시 문화체육관광부 등 타 부처 기금 사업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연구·분석을 통해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제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을 통해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징수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을 개정해 방송통신발전기금의 대상에 대형 방송채널사용사업자 및 대형 부가통신사업자도 포함하는 입법안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충분한 입법 정당성을 갖추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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