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폐기물로 건축 자재를 만드는 웝스의 혁신

2024. 9. 1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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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업사이클링의 사회적 가치가 부각되는 요즘, 폐기물에서 새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소상공인이 있다. ㈜웝스의 우현오 대표는 섬유 폐기물을 활용해 신소재를 개발하며 기업 및 공공기관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우 대표를 만났다.

우현오 대표. 웝스 제공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웝스(WOOUPS)라는 섬유 폐기물 업사이클링 제품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우현오입니다. 웝스는 의류 제조공정에서 나오는 섬유와 원단 폐기물을 가공, 그 소재를 활용해 건축 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 상용화된 특수 자재인만큼 수많은 도전을 맞닥뜨리지만,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섬유 폐기물로 어떤 건축 자재를 만들 수 있나요?

“수 년 간 연구개발을 통해 특정 소재의 섬유 및 원단 폐기물을 가공하면 내구성과 균질성이 높은 건축자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현재는 섬유 폐기물을 인테리어 마감재와 바닥재, 가구로 만들어 납품하고 있습니다. 대표 제품으로는 Fa.Brick(건식제품, 부착시공), Fa.Block(건식제품, 조적시공), Fa.Nel(습식제품, 건식시공) 이 있습니다. 모든 제품 이름을 제가 직접 붙여줘서 마치 가족처럼 느껴지는 제품입니다.”

웝스의 대표 제품들. 웝스 제공

개발하는 데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셨군요.

“시간도 많이 들고, 참 어려운 길이었어요. 관련 전공자가 아니기도 했고요. 건설 시장과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폐쇄적이고 방어적이라, 사업 초기 샘플과 시제품을 제작해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었습니다. 법인을 설립하고 난 뒤 2년 동안 모 대학교와 두 차례의 산학협력을 진행했어요. 그 과정에서 1차 제품 성능 평가를 거치며 제품화 가능성을 검증했습니다. 연구로 도출한 결과와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시장 및 업체 관계자들을 설득, 여러 샘플을 추가로 내놓으며 R&D 속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공 사례가 있다면요.

“역시 첫 번째 시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유명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의 매장 인테리어였는데요. 전국 매장에 시공을 적용하기 전 시범적으로 시공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시장의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레퍼런스(시공사례)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웝스의 첫 고객이 된 파타고니아. 웝스 제공

기업들의 그린워싱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현장에서 오랜 기간 경험하니 폐기물 취급은 매우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럼에도 ‘폐기물’ ‘자원순환’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사업하는 곳이라면 최소한 고객을 기망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실제 사용하지도 않는 폐기물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거짓말하는 곳이 참 많습니다. 시장과 고객들 역시 단순히 친환경적인 이미지만을 추구하는 경우도 많기도 하고요. 개선할 여러 지점이 있을 겁니다.”

웝스는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크게 세 가지 지점입니다. 먼저, 수년 간의 기술 개발을 통해 가공하기 어려운 섬유를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을 보유해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그 결과 원재료에 섬유 소재가 들어가도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고, 섬유 소재의 성질로 인해 오히려 제품의 성능은 향상됩니다. 두 번째는 공동 설립자인 내부 구성원이 의류 제조 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정 재질의 섬유 및 원단을 1차 선별해 색상별로 구분, 안정적으로 수급 받을 수 있어 중간 공정을 타 업체 대비 최대 70%까지 감소시키는 한편 제품 가격대 역시 비교군 평균 대비 2.2배 낮게 형성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섬유가 가진 다양한 색상과 질감 등을 활용한 제품을 활용,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국내 섬유 폐기물 업사이클링 분야 선두주자입니다. 단계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민간 시장부터 공공조달시장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새로운 업사이클링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경제적 이윤만을 앞세우지 않고, 연관된 민간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정부 등과 협업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육각형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업 기회도 많이 마련해보고 싶어요.”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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