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고양이와 식물이 힐링되는 ‘온실 같은 집’[정성갑의 공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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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텐들러 소장을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5, 6년쯤 됐을까? 겨울의 초입, 우연히 그가 건축사 사무실로 쓰고 있는 한옥을 가게 됐는데 집 안에 가득하던 햇살이며 다정하고 겸손한 텐들러의 태도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지난주, 텐들러 소장이 서울 강북의 한 주택가에 마련한 생애 첫 집에 다녀왔다.
집 안 곳곳에는 텐들러 소장이 행복을 느끼는 공간과 장치가 충실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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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살이도 슬기롭게 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앞뜰이 옆집 베란다와 맞닿아 있어 가림막을 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생각만큼 불편하지 않다고. “하루는 마당에 앉아 있는데 옆집 베란다 창문이 열려서 흠칫했어요. 창틀로 고양이가 올라오고요. 주인 할머니가 얼굴을 비추길래 ‘고양이가 우리 집으로 넘어오고 싶은가 봐요’ 하며 인사를 건넸어요.” 이내 다정한 기류가 흐르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이가 됐다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집 안 곳곳에는 텐들러 소장이 행복을 느끼는 공간과 장치가 충실하게 담겨 있다. 고양이는 천장에 설치한 나무 캣워크를 따라 걷고 거실에 깐 돌바닥을 맨발로 밟고 있으면 어릴 적 독일 집에서의 기억이 선물처럼 떠오른다. 집 장만은 아득히 먼 꿈 같지만 중심을 잡고, 용기를 내고, 상상력을 발휘하면 마냥 안갯속인 것만도 아닌 것 같다. 여기, 행복한 텐들러 소장처럼.
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건축가가 지은 집’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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