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 아너’ 백주희 “조직 女보스 연기 꿈이었는데…실제 이뤄져 행복” [EN:인터뷰②]
[뉴스엔 장예솔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백주희가 조미연을 연기하며 꿈이 이뤄졌다고 고백했다.
백주희는 9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뉴스엔과 만나 ENA 월화드라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연출 유종선)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유어 아너'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을 그린 작품이다.
최종회(10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6.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크래시'에 이어 역대 ENA 드라마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백주희는 극 중 우원그룹 회장이자 법 위의 권력자 김강헌(김명민 분)에 맞서는 부두파 두목 조미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백주희는 기존 작품에선 볼 수 없던 조직의 여자 수장이라는 캐릭터 설정에 대해 "4부까지 대본을 봤는데 이미지가 너무 괜찮았다. 사실 보스는 너무 대단한 표현이고 '조대표'라는 말이 적당할 것 같다. 밑바닥의 보스라는 점이 너무 매력 있었다. 기존 작품에선 그런 역할들을 남자 배우들이 많이 하다 보니 여자가 연기하면 어떨지 궁금해서 쓰셨다고 하는데 너무 하고 싶었고 반가웠다. 진짜 잘 표현하고 싶었다. 촬영하는 내내 너무 재밌었고 기뻤다"며 역할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직 보스를 연기하는 것은 백주희의 오랜 꿈이었다. 이와 같은 바람을 지난해 6월 JTBC '닥터 차정숙' 종영 인터뷰에서 드러냈던 백주희는 "당시 '유어 아너'에 캐스팅된 상황이 아니었다. 조직 보스, 초능력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제 초능력만 쓰면 된다. 재벌가 회장 역할도 하고 싶다. 저희 회사 본부장님께서 '내가 그렇게 인터뷰했는데 진짜 됐다'고 하니까 신기해하더라. 계속 인터뷰에서 말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백주희는 컬이 강한 파마부터 진한 메이크업, 강렬한 의상 그리고 흡연까지 파격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백주희는 "인물 소개에 적혀있던 것보다 덜어낸 거다. 원래는 다 상한 머리에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염색이 섞여있다. 또 알 수 없는 진한 화장이 묘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라고 했는데 분장팀이랑 의상팀이 회의하면서 파란색을 줄이는 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송판호(손현주 분), 김강헌, 정이화(최무성 분)를 만날 때마다 메이크업과 의상을 달리했다는 백주희는 "화장을 단계별로 나눴다. 회장님과 판사님을 만날 때는 화장이 진해진다. 옷도 정장으로 살짝 바뀐다. 평상시 생활할 때는 1단계, 판사님과 회장님 아랫단계인 정이화를 만날 때는 2단계 이런 식으로. 알아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작가님이 표현하신 것보다는 덜어냈다. 사실 방송에 나온 모습만으로도 시청자가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다. 등장인물이 검사, 판사, 회장, 형사 이러니까 거부감이 들면 어떡하지. 좋았다고 해주시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부분이다. 너무 튀는 것도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김재환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백주희는 예상치 못한 연기를 보여줘 작가를 반성하게 한 배우"라고 표현한 바. 이에 백주희는 "대본을 보면서 작가님이 생각하는 캐릭터와 제가 생각한 캐릭터가 똑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작가님이 리딩하면서 제 말투나 이런 면이 '다른 배우와 다르다'고 생각했다더라. 저만의 독특한 화법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솔직히 모르겠다. 처음 제 연기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셨는데 주변에서도 독특하다고 평하는 데다 실제 방송을 보면서도 '저렇게도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직접 말씀해 주셔서 �p동받았다. 작가님이 반성하실 정도는 아닌데 너무 감동했다고 톡을 드렸다"고 미소를 지었다.
극 말미 조미연이 이끄는 부두파는 김강헌에 의해 몰살당한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조직원들을 보며 실소를 터뜨리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웃음의 의미를 묻자 "그 장면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내가 별짓을 다 하면서, 더러운 짓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내 가족들이 불타고 있지 않나. 일반 사람이라면 눈물이 나거나 어이가 없었을 텐데 조미연은 그런 상황에서 눈물 흘릴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멍하니 쳐다보면서 '이러려고 버텨온 게 아닌데 어떻게 한방에 무너지나. 나 진짜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구나. 내가 얘네를 지키지 못했구나. 김강헌을 부숴야겠다' 이런 복합적인 감정이 생겨 웃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표현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갔는데 찍을 때까지 답은 없었다. 높은 곳에서 쳐다보는데 그런 감정이 저절로 들더라. 조미연은 부두파 빈민들을 지켜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조미연 입장에선 당당함이 필요하고 두려움을 느끼면 안 됐다. 그렇게 되는 순간 저들에게 당할 거니까 .긴장했지만 긴장하지 않은 척 머리 굴리고 눈치를 봤다. 그때그때 떠봤다가 입장도 바꿔보고. 조미연은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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