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연금개혁' 토론회…전문가들 "구조개혁 말고 국민연금 먼저 손보자"

차현아 기자 2024. 9. 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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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국민연금에 집중해 먼저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언했다.

퇴직연금 등 다른 공적 연금과 국민연금 간의 연계를 재조정하는 구조개혁을 하기에는 각 연금 자체에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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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안 긴급 진단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9.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국민연금에 집중해 먼저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언했다. 퇴직연금 등 다른 공적 연금과 국민연금 간의 연계를 재조정하는 구조개혁을 하기에는 각 연금 자체에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이유다.

민주당도 정부가 내놓은 연금개혁안에 구조개혁의 방향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구조개혁까지 함께 할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할 필요성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전공 교수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결국 노후보장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국민연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 자체도 연금제도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먼저 연금답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고, 여기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러면 국민연금이 핵심 노후보장 제도로 역할하도록 먼저 논의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해외 사례도 보면 연금제도 논의는 범 정부 차원에서 진행한다"면서도 "모든 세부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고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에 범 부처가 논의하되 각론에 있어서는 개별 위원회 단위에서 얘기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도 대체로 동의했다. 박주민 복지위원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모수개혁부터 빠르게 하는 데에 적합한 구조가 뭘지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가 내년부터는 구조개혁을 한다고 했으니 정부가 가져올 구조개혁안에 맞춰서 그때 그에 맞는 협의체 구조를 짜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은 "당분간 복지위 차원에서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연금 별 제도에서 발전해야 할 부분을 정리한 다음 어떤 다층 체계 속에서 연금개혁을 논할지는 그 다음 단계의 일"이라고 했으며 서영석 의원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안이 만들어진 후에 특위를 꾸리든 말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남인순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안 긴급 진단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9.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제출한 연금개혁안이 사실상 연금을 삭감하는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정부가 연금개혁안 발표를 통해 도입하겠다고 밝힌 자동안정화 장치에 대해 "연금개혁을 탈정치화하려는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안정화 장치는 인구 등 변화에 따라 연금액, 연금수령 연령 등을 사회적 논의나 입법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다.

주 교수는 "연금제도가 성숙하고 노인 빈곤율이 낮은 국가에서 주로 자동안정화 장치를 도입한다. 이런 국가에서도 연금 수령액을 깎는 결단은 부담스러워 한다"며 "그런 갈등을 피하기 위해 도입한 게 자동안정화 장치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정부가 소득대체율을 42%로 올리자고 했으나, 자동안정화 장치가 함께 도입되면 사실상 연금이 삭감될 것"이라며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자동안정화 장치가) 자동으로 연금액을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대 별 차등적으로 보험료율을 적용한다는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정부 안에 따르면 출생연도별로 보험료가 차등 인상되는데 85년생과 86년생, 95년생과 96년생은 소득이 같아도 국민연금 보험료가 달라진다. 과연 보험료를 달리할만큼 이들의 사회경제적 지위 차이가 명확한가"라며 "사실상 세대 간 연대를 저해하는 안"이라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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