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모은 곳만 돈 주겠다”…새마을금고 크레딧 출자, 에쿼티 펀드도 ‘눈독’
이 기사는 2024년 9월 11일 18시 0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가 약 1년 6개월 만에 펀드 출자 사업을 재개한 가운데, 4000억원을 배정한 크레딧 분야에 운용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까다로운 지원 요건을 내걸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크레딧 펀드 운용사가 5개 이하일 것으로 전망돼 크레딧 펀드만으로는 경쟁률이 1대 1에 미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다수의 에쿼티(주식) 펀드 운용사들도 틈새시장을 공략해 크레딧 리그에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크레딧 펀드 출자 사업 지원을 놓고 운용사들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30일 위탁펀드형 대체투자 운용사 선정 공고를 냈는데, 업계의 기대와 달리 에쿼티 펀드에는 1000억원만 배정하고 크레딧 펀드에 4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에쿼티는 2개사, 크레딧은 5개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크레딧 펀드의 경우 1개사 당 800억원씩 출자받게 되는 셈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엔 새마을금고가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했지만, 인력 문제 때문에 많은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때문에 이번에는 블라인드 펀드 출자로 선회한 것인데, ‘출자 비리’ 사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만큼 공정성과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크레딧 펀드의 비중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출자 요건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이다. 펀드의 최소 결성 규모가 4000억원인데, 총액의 30% 이상 출자 확약을 받아야만 한다. 즉 연기금·공제회 등 다른 출자자(LP)가 선택한 곳을 골라서 안전하게 출자하겠다는 것이다. 또 핵심 운용 인력이 운용 중인 블라인드 펀드 약정액이 60% 이상 소진된 상태여야 한다. 그 외에도 내년 상반기 안에 결성을 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다만 결성 시한은 협의를 통해 연장 가능하다는 게 새마을금고 측 입장이다.
이 같은 출자 요건을 놓고 새마을금고 내부에서도 설왕설래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운용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인 다른 LP들과 비교해 허들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군인공제회의 경우 최소 펀드 결성 규모가 1000억원이며, 다른 LP로부터 출자 확약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은 없다. 이번에 크레딧 부문을 신설한 노란우산공제는 3000억원을 최소 결성액 조건으로 내걸었다. 군인공제회와 마찬가지로 다른 LP의 출자 확약 조건이 없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새마을금고가 내건 ‘30% 출자 확약’ 조건에 대해 ‘1200억원 이상을 모집한 운용사가 몇 개나 되겠느냐’는 반응이 많았다”며 “그러나 결국엔 실질적 경쟁률이 미달하더라도 적격 운용사만 선정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30% 출자 확약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크레딧 펀드 운용사는 5개 이하인 것으로 파악된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글랜우드크레딧, IMM크레딧앤솔루션,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이 1200억원 이상의 출자 확약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스틱인베스트먼트 크레딧본부는 현재 국민연금·군인공제회·노란우산공제 출자 사업에 지원해 심사를 받고 있는데 그 중 두 곳에서 선정되면 1200억원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LP로부터 1200억원 이상의 출자 확약을 받아야 하는 시한이 새마을금고 출자 약정 시점까지인데, 이 약정 시점이 여유 있게 잡힌다면 스틱 같은 대형사는 무리 없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0% 요건을 충족하는 크레딧 펀드 운용사가 5개 회사뿐이라면, 실질적 경쟁률은 1대 1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에쿼티 운용사들도 크레딧 리그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이번 출자사업 공고를 잘 읽어보면 크레딧 펀드 지원 조건을 ‘대출채권, 전환사채, 교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전환우선주, 풋옵션 등을 활용하여 하방을 막고 가치상승에 따른 수익률 상방을 향유하는 전략에 80% 이상 투자한다’고 규정했다”며 “바이아웃 전문 하우스가 아니라면, 그로쓰에쿼티 펀드를 통해 얼마든지 크레딧 리그에 도전할 수 있어 10여개 운용사가 참전해 각축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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