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급 3억 포기했냐고? 서울이 나를 정말 신경 써 줘서" 린가드가 밝힌 K리그에 온 이유

김아인 기자 2024. 9. 1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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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 퀴즈 온 더 블록 유튜브 캡처.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가 예능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를 밝혔다.

[포포투=김아인]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가 예능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를 밝혔다.


린가드는 11일(한국시간) TVN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다. 그는 자신이 FC서울에 오게 된 배경과 이유를 전했다. 린가드는 “예전처럼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게 됐고 의미 없이 머물러 있기는 싫었다. 그냥 꾸준히 경기를 뛰고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서울에서 나를 보러 영국 맨체스터까지 왔다. 처음엔 좀 이상하게 느꼈다. '왜 멀리까지 와서 내 훈련을 보지?'라고 느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를 정말 신경 쓴다는 걸 깨달았다. 바쁜 일정 속에서 나를 보러 와준 게 내가 한국에 오게 된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시간을 내서 날 보러 와줬기 때문이다”고 자신이 서울행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가 예능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를 밝혔다.

린가드는 프리미어리그(PL)에서 활약하던 스타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성골 유스 출신으로 맨유에서 232경기에 출전해 35골 2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월드컵에 출전해 골을 넣기도 했다. 맨유에서 입지가 불안해지자 웨스트햄으로 임대를 떠났고, 전성기를 보내며 16경기에서 무려 9골 5도움을 올렸다. 이후 노팅엄 포레스트로 향했지만, 20경기에 출전해 단 2골과 2도움을 기록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활약을 보였다.


지난 2022-23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신분이 되었다. 웨스트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파크 등 다수의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이적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한동안 소속팀 없이 지내야 했다. 린가드는 겨울 이적시장 기간까지 내내 무소속으로 팀을 구하지 못했다.


그런 린가드에게 손을 내민 건 서울이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 'BBC' 등 공신력 높은 현지 매체들이 린가드의 K리그행을 알렸다. 전례 없던 초대형 프리미어리그 스타 선수가 세계적으로 덜 주목받는 K리그 이적을 확정했다는 사실은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FC서울.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가 예능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를 밝혔다.

일반적으로 유럽 스타 출신들이 아시아 무대로 향하는 경우는 거액의 조건을 내세우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중국이 대다수다. 그래서 린가드의 K리그행에는 수많은 의문이 따라붙었다. 당시 주급 3억에 가까운 돈을 받고 있었고, 완전히 황혼기에 접어든 선수도 아닌 데다 유럽 여러 팀들의 오퍼도 실제 존재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린가드가 사업이나 다른 목적을 염두하고 한국으로 오는 게 아니냐는 의심하는 시선이 있었다.


린가드는 “이적할 땐 항상 여러 말이 나온다. 더 많은 돈을 받을 거라는 거다. 인생에 가끔은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축구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고 자신이 서울을 선택한 이유를 강조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가 예능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를 밝혔다.

린가드는 개막전이었던 광주와의 경기에서 교체로 투입되며 K리그1 데뷔전을 가졌다. 이후 무릎에 물이 차는 부상으로 잠시 고생했지만, 시술 후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서울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는 기성용이 잠시 부상으로 이탈한 동안 주장 완장까지 달았고, 선수들을 격려하며 서울의 캡틴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린가드는 서울이 많은 공격 찬스를 잡을 수 있도록 활발하게 뛰어 다니며 팀의 중심이 됐다. 지난 6월에는 마침내 데뷔골도 맛보며 서울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피리 세리머니도 펼쳤다. 울산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또다시 이탈하기도 했지만 지난달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복귀한 뒤 강원FC와의 경기에서 시즌 3호골을 만들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가 예능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를 밝혔다.

한국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적응력까지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린가드는 한국어 공부에 열중하며 서울 선수들과 간단한 한국어로 소통하기도 한다. 부상으로 인한 휴가 기간에는 영국에서 딸 호프가 한국에 방문했고, 서울에서 함께 보내는 여러 일상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유했다. 최근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즐겨 보면서 득점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린가드는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 문화와 사람들도 좋다. 솔직히 빨리 적응했다. 처음으로 배운 한국어는 '진짜'다. 한국 팬들이 그렇게 많을지 몰랐다. 실제 살면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가 예능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를 밝혔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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