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이세영X사카구치 켄타로, 국적 초월 정통 멜로 [종합]
[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의 섬세한 멜로가 온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제작발표회가 9월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진행됐다. 배우 이세영, 사카구치 켄타로, 홍종현, 나카무라 안, 문현성 감독이 참석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다. 여기에 오직 홍만을 바라보는 순애보의 민준(홍종현 분), 준고의 헤어진 연인 칸나(나카무라 안 분)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문현성 감독은 "어릴 때부터 좋아하고 동경했던 장르가 멜로드라마이다. 그동안 연출할 기회가 없었다. '코리아'라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같이 작업하는 동료들과 여러 원작들을 찾아봤다. 우리 작가가 이 원작을 소개해줬을 때부터 제목이 너무 와닿더라. 내용도 역시나 내가 상상했던 러브스토리와 너무 닮아있어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세영은 "오랜시간 준비하신 만큼 고민도 정말 많이 하시고 각 인물마다 세심하게 감정선을 다 들여다보셨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셔서 준비하면서 감독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아름다운 이야기라 생각했다. 일본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가 만나 문화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애정이라는 공통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 공통인식 중 아름다운 이야기를 제안해주셔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홍종현은 "대본을 보고 굉장히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다, 애정이 묻어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물들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 모두 다른데 그게 다 이해되더라. 섬세하고 사실적이라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안은 "아름다운 작품이라 생각했다. 서로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충돌이 있는데 감독님이 그런 감정들을 너무 잘 잡아주신 작품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현성 감독은 "이세영은 전작 때 잠시 같이 작업했었다. '서울대작전'이라는 영화 촬영장에서 이세영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혼자 자연스럽게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떠올렸다. 작업이 끝난 후에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했고 선뜻 화답해주셨다. 그때부터 작업이 술술 진행됐다. 일본팀과 나름 준고 캐스팅 관련해 리서치하다 사카구치 켄타로를 알게 됐다. 코로나19 시기라 영상통화부터 했던 것 같다. 온라인 미팅을 하는 동안 계속 준고랑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서 정식으로 제안했다. 홍종현은 지인의 소개로 사석에서 처음 만났는데 자연스럽게 민준을 떠올릴만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나 성격이 민준과 비슷하다 생각했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고 제안했다. 칸나 캐릭터를 접근할 때 등장신이나 시퀀스를 떠나서 입체적인 존재감이 느껴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나카무라 안을 처음 만났을 때 그런 에너지, 아우라를 느꼈다. 그때부터 작품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기 시작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공개했다.
각 인물들은 각기 다른 감정과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세영이 연기한 홍의 키워드는 '외로움'. 이세영은 "사랑이 참 많기 때문에 외롭다고 생각한다.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던 홍이 준고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타지 생활을 하며 외롭지만 준고를 보며 행복하게 사랑하다 결국 이별을 하고 우연히 다시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 마음이 흔들리는데 운명 같은 사랑을 믿고 있기 때문에 사랑도 참 많고, 그래서 더 많이 외로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에서 준고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 때문에 친구도 가족도 없는 공간이다. 거기서 점점 외롭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 이별을 택한다. 그 과정에서 마음의 문이 조금은 닫히지 않았을까. 운명같은 사랑이 정말 있는걸까 믿지 않기로 했을 것 같다.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마음 한구석에는 그런게 정말 있다고 믿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연기한 준고의 키워드는 '후회'. 사카구치 켄타로는 "준고 캐릭터를 읽었을 때 사랑과 이별, 5년이라는 시간이 있다. 한 사람을 5년간 계속 생각하고 있다는게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캐릭터라 생각했다. 그 5년간 준고 안에서 굉장히 다양한 감정이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후회, 슬픔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5년간 홍을 사랑하는 캐릭터를 내가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까, 나는 가능할까 걱정하며 연기했다. 애정 안에는 아름다운 것 뿐 아니라 슬픔도 있다 생각한다. 예쁜 감정, 슬픈 감정이 섞여있어 훌륭하고 솔직한 작품이라 생각했다.
홍종현은 '헌신'이라는 키워드로 민준을 연기했다. 홍종현은 "민준은 "헌신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고 짠한 구석도 있다. 민준은 홍이를 오랜시간 좋아했던 인물이다. 쉽게 고백하지 못하다가 홍이 일본에 다녀온 후 결심하게 되고 연애를 시작한다. 뜨거운 연애는 아니지만 잔잔하고 소소한 행복을 둘이 공유하며 잘 만나고 있었는데 준고가 나타나고 홍이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눈치챈다. 그럼에도 옆에서 같은 모습으로 든든하게 있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라고 소개했다.
나카무라 안이 연기하는 칸나의 키워드는 기다림이다. 그는 "칸나는 준고의 대학시절 여자친구였고 헤어진 후 후회했다. 그가 다시 나를 봐주길 집착하는 인물이다. 자신에게 자신감이 넘치고 파워풀한 여성인데 준고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해 마음 아파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세영은 "사실 내가 켄타로 배우보다 일본어를 더 많이 했다. 말이 많이 없는 인물이라 내가 더 많이 했다. 초반에는 준고의 말에 리액션도 해야하니까 잘 들어야 하는데 다 외우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되니까 긴장도 많이 되고..처음엔 홍이보다 더 외로웠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너무 잘 도와주셔서 자신감을 가지고 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일본 스태프분들, 배우분들과 작업할 때도 장난도 많이 치고 나도 한국어를 가르쳐줬다. 켄타로 배우도 일본어를 가르쳐주며 편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한국어로 "이 얼음으로 팥빙수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한 사카구치 케나로는 "이 말이 제일 처음 기억한 한국어다. 처음 촬영 때 호수가 얼어있어서 이 말이 기억난다"며 웃었다.
홍종현은 "현장에서 함께 한 시간이 많지는 않았는데 달가운 상황에서 만난건 아니었다. 현장에서 촬영할 때 너무 집중해서 하는 모습이 있는 반면에 일상에서는 개구쟁이같은 모습이 많아서 매력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현성 감독은 한국과 일본을 오간 촬영에 "한국과 일본 양국의 사계절이 필요했다. 한국 분량은 겨울 배경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많은 분들이 아신다. 그 고유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섬세하게, 정서적으로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처음 찾았다는 나카무라 안은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다시 감사하다. 일본과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굉장히 자극됐고 현장에서 잘 진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한국에서 팬미팅도 했던 사카구치 켄타로 역시 드라마 촬영은 처음. 그는 "추웠다. 너무 추웠다"고 한국에서의 겨울 촬영을 회상하며 "한국의 도시적인 모습을 많이 담았다. 자연이 많이 느껴지는 곳에서도 촬영했다. 한국에 더 많은 좋은 곳이 많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국을 더 알아보고 싶다 생각했다. 한국에서의 촬영은 현재 시점이라 가슴 아픈 신이 많은 촬영이었다. 한국의 차가운 겨울 도시 모습과 우리의 신이 잘 어울려 더 애처로운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귀띔했다.
멜로인 만큼 두 남녀주인공의 케미가 매우 중요한 요소. 이세영은 "케미가 굉장히 좋았다. 그런데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조금 더 자세한 농담을 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말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사적으로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래도 서로 알고 있는 짧은 일본어와 한국어로 장난도 많이 치고 언어가 통했다면 진짜 장난도 많이 치고 대화도 더 많이 했겠구나 생각했다. 켄타로씨가 워낙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시는 편이라 우리 언어가 같았다면 시끄러웠겠다 생각했다"며 웃었다.
문현성 감독은 원작 소설과의 차별점 질문에 "원작은 문학적 아름다움과 재미가 풍부한 편이다. 나는 그 원작의 감정선과 정서를 최대한 살리면서, 영상적인 아름다움을 가미하고 싶었다. 물론 음악적 아름다움도 있다. 원작과는 조금 다른 편곡으로 색다른 감흥을 선사해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답하며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정통 멜로가 많지 않은 가운데 등장한 작품. 배우들은 각자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연기했는지, 시청자들이 어떤 모습을 봐주길 바라는지 소개했다.
나카무라 안은 "칸나 역이 굉장히 어려웠다. 너무 자신감 있는 캐릭터인데 준고가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슬픔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말했고 홍종현은 "민준이는 홍이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캐릭터다. 홍이가 달라졌음을 눈치챘음에도 따져묻지 않고 묵묵하게 자기가 하던대로 상대방을 대하고 노력한다. 그 안에는 불안과 의심과 초조함이 있을텐데 그런 부분들을 고민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우리 작품이 시각적으로 다이나믹한 작품은 아니다. 두 사람의 마음을 그리는 이야기라 등장인물들의 내면의 이야기가 많이 담겼다. 그래서 섬세함을 잘 표현해야겠다 생각했다. 감독님의 연출도 섬세하고 작은 표현에도 집중해달라고 요청해주셨다. 각 인물들의 감정들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세영은 "타지에서 국적이 다른 사람과 사랑하게 되면 겪을 상황들이 있다. 일본에서 촬영하며 나도 행복했지만 조금은 외로움을 느꼈는데 그러면서 홍이의 감정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필연적으로 오는 외로움이나 현실적인 것들이 마음 쓰였고 시청자분들도 그 마음에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문현성 감독은 "한동안 이런 협업이 없었다. 이런 기회가 생겨서 즐거운 부담이었던 것 같다. 좋은 선례를 결과로, 작품으로 남겨야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당연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진지하게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합작 작품까지는 아니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내가 다 참여했고 한국에서 제작한 작품"이라며 "내용상 한국과 일본 분량이 반반 정도"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세영은 "이 시리즈를 통해 너무 행복했다. 내가 해외에서 작품을 할 수 있을까, 다른 나라의 언어로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일본 스태프, 배우들과 촬영하며 행복했다. 정말 다르지만 결국 서로 많이 닮아갔다. 국적이 다르긴 하지만 구분할 필요가 있나 생각했던 것 같다. 서로 챙겨주면서 행복한 작업을 한 만큼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인사를 남겼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처음 감독님께서 이야기 해주셔서 한국 작품에 처음 출연했는데 하나의 작품을 위해 많은 사람이 같은 방향을 보고 걸어갔다. 스태프들이 너무 훌륭하게 잘 만들어주셨고 감독님이 하나하나 잘 연출, 편집해주셨다. 이 작업 자체가 너무 기뻤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더 많이 연결되길 바라고 이 러브스토리를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종현은 "감독님과 배우분들을 만나 민준이를 연기하면서 오랜만에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즐겁게 촬영했다. 인물들이 하는 고민과 질문들을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이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안은 "한국 작품에 참여할거라 생각하지 못해서 너무 놀라고 기뻤다. 한국에 와서 말이 이해되지 않아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런 시기가 나에게 큰 공부가 된 시간이다. 출연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현성 감독은 "모두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경험이 있다. 작품을 통해 인물들이 경험했던 것들을 통해 그런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해보시는 시간을 갖게 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27일 오후 8시 첫 공개된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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