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성지지층 이번엔 ‘상정 연기’ 우원식 물어뜯기

나윤석 기자 2024. 9. 1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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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강성 지지자들이 12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등 3건의 쟁점법안 상정 연기 방침을 밝힌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수박' '윤석열 정부 경호의장' 등의 원색적 표현을 쓰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우 의장이 추석 이후에 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한 전날 거세게 반발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은 공개 항의를 자제한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얻을 것은 다 얻었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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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원 게시판 원색적 비난 글
“윤정부 ‘경호의장’ 으로 등극”
“우원식 뽑은 수박들 색출하자”
의원들 공식대응 자제 분위기
“얻을 것은 다 얻어” 목소리도
일각 “의장·민주당 모종 합의”
출근하는 국회의장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우 의장은 전날 오후 긴급 회견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법안을 추석 연휴 이후에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박윤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강성 지지자들이 12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등 3건의 쟁점법안 상정 연기 방침을 밝힌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수박’ ‘윤석열 정부 경호의장’ 등의 원색적 표현을 쓰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우 의장이 추석 이후에 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한 전날 거세게 반발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은 공개 항의를 자제한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얻을 것은 다 얻었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민주당 홈페이지의 당원 게시판에는 이날 본회의에 쟁점법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단한 우 의장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한 당원은 “우리가 우원식보다 추미애를 원했던 이유”라며 “(우 의장은) 당장 해명하고, 해명이 안 되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국회의장을 선출할 때 ‘기명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우원식을 뽑은 ‘수박들’을 다시 색출해야 할 듯”이라고 적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민주당 내에서 주로 비명(비이재명)계를 지칭하는 속어다. 또 다른 당원은 ‘추석 밥상에 올라간 우 의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의료대란 이슈로 (쟁점을) 덮고, 윤석열·김건희 정부의 ‘경호의장’으로 등극!”이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의원들이 열심히 채 상병·김건희 특검법을 올렸는데 당신이 뭔데 게으름을 피우나” “수박 머저리들이 올려놓은 인물이 그렇지” 등의 비난 글이 잇따랐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우 의장의 쟁점법안 미상정 결정에 대한 공식 대응을 삼가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여사의 마포대교 현장 방문 사진을 보니 V1이 누구인지 분명해진다”며 “김건희 특검으로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히겠다”고만 했다. 심지어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여당은 추석 연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안 하게 된 것 말고는 얻은 것이 없고, 19일 본회의를 막을 재간도 없다”며 “민주당은 일주일 늦춰졌을 뿐 다 얻었다”고 적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우 의장과 민주당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우 의장이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원내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의장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여야의정 협의체와 국회 입법을 연계한 것은 뜻밖이다. 지금이라도 재고해달라”고 건의했다.

우 의장은 당초 각종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높은 찬성 여론을 의식해 12일 본회의 상정을 검토했으나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의료대란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특검법이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죄보다 더한 것이 바로 정부의 ‘의료대란 죄’”라고 주장했다.

나윤석·민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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