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가 한 단에 만원… 제사상, 두세배 더 드는듯”

김호준 기자 2024. 9. 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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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값이 너무 비싸서 다른 곳도 가봐야겠어요."

1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주부 장모(62) 씨는 두 마리 1만5000원 가격표가 붙은 생물 오징어를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 자리를 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1일 기준 오징어(냉동·중) 중도매가격은 1㎏에 1만360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5.7%, 35.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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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에 추석 대목 ‘꽁꽁’
“조기 10마리에 10만원 손떨려”
배추 전년비 102%·무 63% ↑
차례상 차림비 평균 28만원대
1만원대 초가성비 선물 ‘불티’
야속한 물가 추석(9월 17일)을 닷새 앞둔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생선값이 너무 비싸서 다른 곳도 가봐야겠어요.”

1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주부 장모(62) 씨는 두 마리 1만5000원 가격표가 붙은 생물 오징어를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 자리를 떴다. 장 씨는 “추석 차례상에 올릴 조기는 10마리에 10만 원을 달라고 해 결국 5마리만 샀다”며 “예전처럼 상을 차리려면 3∼4년 전보다 돈이 두세 배는 더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족 대명절’ 추석(9월 17일)을 앞두고 민생안정 대책 시행에 나섰지만, 이상기후로 농수산물값이 치솟으면서 상권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올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관리 목표치(2.0%)까지 내려왔지만, 최근 수년 동안 누적된 물가상승분이 워낙 큰 탓에 시민들이 현장에서 이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 체감물가와 가장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116.96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100을 기준으로 3년간 물가가 16.96% 올랐음을 뜻한다. 올해 추석은 과일값이 올랐던 지난해와 달리, 채소와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1일 기준 오징어(냉동·중) 중도매가격은 1㎏에 1만360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5.7%, 35.6% 올랐다. 참조기 산지가격은 1㎏ 2만4118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76.2%, 102.2% 올랐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어획량이 매년 줄어드는 데다, 올해의 경우 ‘금어기’가 풀린 지난달 11일부터 추석까지 남은 기간이 평년보다 짧다 보니 공급이 부족한 탓이다.

폭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배추(상품) 도매가격은 전날 기준 10㎏에 3만3560원으로 1년 전보다 102.2% 올랐다. 무(상품) 도매가격은 20㎏ 2만848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63.0%, 53.5% 올랐다. 시금치 소매가격은 한 단(250g 기준)에 1만35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0% 올랐고, 평년보다는 124.3% 올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6∼7인 가족 기준 올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대형마트가 평균 28만8727원으로 지난해 대비 8.4% 올랐고, 전통시장은 평균 24만785원으로 지난해보다 7.4% 상승했다.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하고 경기 둔화 여파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추석 선물 시장에서도 1만 원 안팎의 ‘초가성비’ 상품이 날개 돋친 듯이 판매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추석 당일로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7일∼지난 2일 1만 원 안팎의 저가형 선물세트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많게는 60% 가까이 늘었다.

김호준·박지웅·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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