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저가 추락에 무산된 '10만 꿈'…바닥은 어디

이한림 2024. 9. 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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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연저점 경신…7일 연속 하락에 6만까지 추락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속 낙폭 과대 지적도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6만4900원까지 내리면서 연중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최근 7거래일 간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률은 13%에 육박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 주도주는 단연 반도체다. 미국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급등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의 주가 상승을 북돋우면서 지난 7월 11일 나란히 연고점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달 만에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9월 들어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이 이를 대변한다. 11일엔 '동학개미(국내증시 투자자)'들의 오랜 염원인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는 고사하고 1년 중 최저가인 6만원대까지 추락했다.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세는 다소 유입되고 있으나, 아직 바닥까지 내려오지 않았다는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96% 내린 6만49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하루 만에 연중 최저가를 다시 썼다. 지난 10일장에서 10개월 만에 52주 신저가(6만6000원)를 경신한 것보다 더 악화한 모양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8%대 반등한 12일 장에서도 개장 직후 최고 6만6600원까지 올랐으나 장이 거듭될수록 매도우위가 이어지면서 강보합에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내림세는 뚜렷하다. 지난 2일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는 3일부터 11일까지 7거래일간 12.76%(9500원)이나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이 5.67%임을 고려하면 코스피를 이끄는 시가총액 1위 종목의 급락이 국내 증시 전반의 약세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시장은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엔비디아의 주가 급락 등 외인의 이탈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 변수가 삼성전자의 하방 압력을 막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연속 하락 마감을 기록한 7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 보유율은 2일 56.07%에서 11일 55.20%까지 내리면서 앞자리를 바꼈다. 같은 기간 외인이 판 주식을 개인투자자가 끌어 안으면서 3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을 보면 외인의 이탈은 심각한 수준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외인의 이탈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행렬을 이어가면서도 우려를 보내고 있다. /더팩트 DB

삼성전자의 하락세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이어지다 보니 증권가도 눈높이를 낮추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종전 13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낮춘 KB증권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증권(12만원→9만6000원), DB금융투자(11만원→10만원), 현대차증권(11만원→10만4000원), 유진투자증권(11만원→9만1000원) 등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하향했다.

이처럼 증권가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낮추자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도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증권가는 불과 한 달 전까지 삼성전자가 마침내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통과한 것을 근거로 모두 목표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최근 낙폭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락장세가 이어지는 최근 코스피 분위기에 따라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단기적 내림세는 이어질 수 있으나,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상징적 시기 또한 거쳤기 때문에 향후 추가 하락 위험은 다소 제한적이라는 견해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한 사이 임원들의 연이은 자사주 매입 행렬도 삼성전자가 하방 압력을 버텨낼 근거로 해석된다. 지난 3일 7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해 자사주 1만주를 매입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부문장 부회장을 비롯해, 5일 5000주를 사들인 노태문 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 10일 6000주를 매수한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이 최근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삼성전자답지 않은 현재의 삼성전자가 답답하기만 하다. 분명 개선은 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시장의 시점에서 보면 너무 느리다"면서도 "삼성전자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은 여전히 놓고 싶지 않다. 조바심 많은 금융시장의 시각과는 별개로, 내부적으로는 문제점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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