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료계 대표 참여 없는 식물협의체 발족은 아무 의미 없다”

“영향력·실효성 있는 단체인지 검증 필요”
대통령 사과·책임자 문책 재차 요구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여당의 의료대란 대응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추석 전 출범 제안과 관련해 “명실상부한 의료계 대표의 참여가 없는 식물 협의체 발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여당은 일부 의료단체가 협의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에 추석 전에 협의체를 출범시키자 이렇게 제안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대표성이 있는 의료단체의 참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야당을 끌어들여서 중재자 한동훈을 명절 밥상에 올려놓고 싶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이어 “한 대표와 국민의힘은 이미지 정치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화와 타협을 이끌 근본 대책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국민의 불안은 점점 커지는데 정부와 여당은 엉뚱한 대책으로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의장은 그러면서 “대통령이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하는 게 우선”이라며 “보건복지부 등 주무 부처 장관과 차관의 경질과 문책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를 향해선 “모든 의제를 열어 놓고 협의를 시작하자”며 “국민을 위해 의료계도 결단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단체가 얼마나 영향력 있고, 실효성을 지닌 단체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전공의가 가장 큰 문제인데, 전공의 단체가 (협의체에) 들어오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지 의료단체 2곳 정도가 들어온다는 말로는 심각한 정국을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의료대란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의료대란을 정상화할 수 있는 단체가 (협의체에) 들어와야 한다”며 “어떤 단체는 되고, 어떤 단체는 안 되고의 차원이 아니라 적어도 그 정도 영향력의 협의체가 꾸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