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찾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 "정부 입장 바꿔야 사태 해결"

오문영 기자 2024. 9. 12. 11: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12.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찾아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여야의정(여당·야당·의료계·정부) 협의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정부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도 이들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정부·여당이 2025년 의대 증원 재검토 여부에 대한 입장정리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특위)는 12일 국회 본관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간담회를 가졌다. 특위는 의료공백 실태를 조사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는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라 구성된 민주당 내 기구다. 지난달 29일 출범한 뒤로 의료단체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며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의료공백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부가 먼저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공개회의에서 "대통령실에서 요즘 언론을 통해 의료계에 근거를 갖춘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답을 내라고 말한다"며 "저는 환자 보기에 바쁘다. 근거를 내야 하는 게 의료계인가, 아니면 이런 일을 하라고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정부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2000명 증원 계획을 내놓으면서) 의료계와 논의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면 회의록을 좀 보여달라. 근거가 있고 협의가 있었다면 이 사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태를 만든 곳도, 해결할 수 있는 곳도 정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입장이 바뀔 준비가 돼 있어야 사태 해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정부의 책임을 앞세웠다. 그는 "의료대란이라 불리는 지금의 이 사태는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을 급작스럽게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며 "그러나 정부는 2000명으로 증원 규모를 결정한 근거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그 필수불가결한 숫자라는 2000명도 석 달 만에 500명을 줄였다"고 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대해선 "민주당에서는 (대부분 의료단체에서 요구하고 있는) 2025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한 모든 의제를 테이블에 올려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것을 드디어 받았다"며 "그럼에도 정부·여당에서 여전히 (한 대표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 2025년도 정원도 논의가 가능한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이 부분부터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위에 자문위원으로 참여 중인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어제(11일) 한동훈 대표가 민주당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며 "여야가 사실상 2025년 의대 증원 재논의, 2026년 의대 증원 유예 및 증원 규모 재추계, 대통령 사과와 복지부 장·차관 문책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본다. 이제 남은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 변화"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간담회에서 박주민(왼쪽 세 번째)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4.09.12.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공개회의 이후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비대위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와 관련해 신뢰 문제를 핵심 조건으로 거론했다"며 "한동훈 대표가 2025년 정원도 논의가 가능하다 하지만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부가 안 된다고 하니 '과연 믿을 수 있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비대위를 비롯해 어떤 의료계 단체를 설득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만난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는 곳도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굉장히 많이 만나고 있다"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다섯번 이상 만났다. (협의체 참여) 설득은 광범위하게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동하려는 당장의 목적은 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의료계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정도의 의료계가 참여하는 논의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정갈등 문제를 두고 의료계에선 개원의, 전공의, 교수, 의대생 등이 제각각 단체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정 단체는 대한의사협회지만 개원의 중심으로 구성돼 의료계 전체를 대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날 민주당을 찾은 강희경 비대위원장도 간담회에서 "저희가 의료계 대표는 아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왔다"고 전제를 달았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