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 대표 “암 수술 돕는 생체현미경, 내년 상용화”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암 덩어리 제거 수술 시 잔존하는 암세포의 유무를 분석해 주는 생체현미경(제품명 미정)의 연구자 임상이 끝났다. 의료기기로 상업화를 위한 확증임상을 연내 신청할 계획이다.”
9일 이데일리와 만난 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460470) 대표는 “약 9개월간 확증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고, 내년 하반기에는 해당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 미국 존스홉킨스대, 영국 옥스퍼드대, 중국 우한대 등 각국 주요 대학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나 스페인 국립암연구소 등 국가 연구 기관 △글로벌 제약사인 프랑스 사노피 등이 IVM를 도입해 여러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성과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6일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9일 종가 기준 회사의 시가총액(시총)은 1046억원으로 기업공개(IPO)이전 내세웠던 목표치(1300억원)에는 못 미치고 있다.
IVM은 살아 있는 세포나 단백질의 움직임을 고해상도 영상으로 제공하는 이미징 장비이다. 광원의 수나 연구 대상 특징에 따라 5종류의 IVM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요구에 따라 맞춤형 제작도 가능하다. 이 제품군은 마취된 쥐(또는 레트)를 고정한 다음 레이저 광원을 0.5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크기로 주사하면서 1초당 30장~100장씩 생체 내부 움직임을 촬영하도록 설계됐다. 회사 측은 IVM의 해상도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신체 내부를 촬영하는 것의 최소 100배 이상 수준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저분자화합물의 경우 그 물질 하나하나를 볼 수는 없고 체내 확산 과정을 볼 수 있는 정도다”며 “반면 세포나 단백질은 형광물질로 표시(염색)를 하면 개별적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체나 리보핵산(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과 관련한 신약개발 때 그 물질의 체내 이동 과정을 면밀하게 추적하는 데 특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IVM에 들어가는 레이저는 공급받은 것을 사용한다. 대신 자체적으로 수십년간 고도화한 조직 또는 세포 등에 대한 운동 추적(트랙킹) 기술, 고해상도 촬영 기술 등을 적용됐다”며 “쥐를 예로 들면 그 조직 30종의 살아있는 움직임을 모두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해외 경쟁사가 1~2종의 조직을 촬영하는 정도이고 그 기술력도 IVM에 못 미친다. 향후 또다른 후발주자가 나타나더라도 우리 제품을 따라 잡는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2020년부터 국가과제를 통해 암 수술에 쓸 수 있는 생체현미경 의료기기의 개발을 시도했다. 김 대표는 “기존 박스형 제품인 IVM시리즈와 달리 로봇팔을 배치해 대동물이나 유인원, 사람 등 크기에 관계없이 살아 있는 조직을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생체현미경 의료기기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암 수술 현장에서는 암덩어리 주변 특정 범위의 조직까지 절제하고, 그 절단면에 남아 있는 암세포가 있는지 알기위해 동결 절편분석을 시행한다. 동결 절편분석은 암 적출 후 절단면 조직을 채취해 검사하는 방식이다. 30~40분간 검사를 통해 병리과 의사가 암세포 유무에 대한 소견을 제시하면 그에 따라 추가 절제 또는 수술 종료를 진행하는 수순이다.
김 대표는 “암 조직 분석 자료(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을 생체현미경 의료기기에 접목해 분석 정확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며 “기존에 수술프로세스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를 보조하는 기술로 도입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자 임상을 통해 암수술용 생체현미경의 검증을 마쳤고, 이를 바탕으로 탐생임상 없이 상업화를 위한 확증 임상을 연내 신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1~2년 내 첫 상업용 생체현미경 의료기기를 내놓겠다는 포부다.
아이빔테크놀로지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체현미경하면 떠오르는 선도(리딩)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상업용 의료기기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재 주요 국가의 기관과 제약사에 IVM을 납품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생체현미경 기술력과 그 연구 효용성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를 쌓고, 생명현상 및 의약개발에 있어 꼭 필요한 장비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호 (two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한덕수 "추석 연휴 일평균 8000개 병·의원 문 열기로…설 연휴 2배"
- 이준석 “월급 1100만원…그만큼 써야 한다” 유튜브 돌연 비공개 된 이유
- 하루 만에 자산 19조↑…세계 5위 부자된 男 누구?
- 출근길 '음주 운전'에 숨진 일용직 노동자…강릉대교 사고 유발자, 만취였다
- "나도 죽을 뻔했다"...아파트서 밧줄 타고 내려와 아버지 살해한 아들
- 1등급 한우라더니 '젖소'…공영홈쇼핑서 6억원어치 판매한 업체 대표
- 민희진 화해 제안·뉴진스 최후 통첩… 하이브 선택은?
- 역주행 '빅토리' 사재기 의혹 해명…"사실무근, 단체 대관 상영"
- "아버지가 변호사 써서 도와줄거야" 동창생 식물인간 만든 20대가 한 말
- 구명 운동에도…이란, ‘반정부 시위 참여’ 레슬링 선수 처형 [그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