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폭염·가뭄에 사라진 '양양송이'…추석 대목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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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같은 송이 흉작은 처음 보네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2일 오전 강원 양양군 양양시장의 한 송이 판매점에서 만난 농민 윤광옥(68)씨는 근심을 드러냈다.
예년 같으면 추석을 앞두고 한참 거래가 이뤄졌을 양양송이가 올해는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양양속초산림조합은 양양송이 올해 첫 공판 일자를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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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송이연어축제 앞둔 지자체도 '비상'…프로그램 수정 검토
(양양=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올해 같은 송이 흉작은 처음 보네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2일 오전 강원 양양군 양양시장의 한 송이 판매점에서 만난 농민 윤광옥(68)씨는 근심을 드러냈다.
예년 같으면 추석을 앞두고 한참 거래가 이뤄졌을 양양송이가 올해는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양양송이가 진열돼 있어야 할 윤씨의 가게 좌판에는 상황버섯만이 놓여있었다
.
윤씨는 "보통 9월 초부터 송이를 채취하는데 올해는 아예 없다"며 "30년 넘게 버섯 판매를 하면서 추석 대목에 송이를 못 팔기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은 고육지책으로 티베트 등에서 수입한 냉동 송이버섯을 팔기도 했다.
양양송이만 취급하는 판매점은 개점휴업 상태다.
송이 구매를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 역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시민 김모(45)씨는 "혹시나 명절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송이를 구매할 수 있을까 싶어 시장에 왔다"며 "빈손으로 돌아가 아쉽다"고 말했다.
다음 달 3∼6일 양양 남대천 일원에서 '양양송이연어축제'를 개최 예정인 지자체도 애가 탄다.
송이 작황 부진이 이어지자 축제 프로그램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송이 관련 프로그램의 비중을 줄이고, 생태 환경 등에 초점을 맞춰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유례없는 무더위와 낮은 강우량이 송이 생육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강원 동해안에는 최근까지도 열대야와 함께 심각한 가뭄이 이어졌다.
송이 판매점을 하는 이상준(68)씨는 "지난주에 송이가 조금 보이는 가고 싶더니 또다시 사라졌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송이가 다 녹았다"고 말했다.
양양속초산림조합은 양양송이 올해 첫 공판 일자를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로 정했다.
역대 가장 늦은 첫 공판 일자다.
송이 채취 추이 등을 고려해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양양송이 첫 공판은 보통 추석 전인 9월 초, 중순에 열렸다.
양양속초산림조합은 "올해 양양지역에 채취된 송이는 거의 없다"며 "송이 확보와 수급에 최선을 다해 이른 시일 내 공판을 열겠다"고 말했다.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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