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간절함, 그러나 삼성이 호락호락하지 않다···자력, 또 원정으로 향하는 KIA의 우승 시나리오[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9. 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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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2000년대 이후 두 번 우승했다. 양현종(36·KIA)은 현재 KIA에서 그 두 번의 우승에 함께 한 유일한 투수다. 양현종이 풀타임 선발로 처음 등장해 12승을 거둔 2009년 KIA는 1997년 해태로 우승한 이후 12년 만에 우승했고, 양현종이 무려 20승을 거두고 최전성기를 누린 2017년 8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그 뒤 7년 만에, KIA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까지 거머쥐는 통합우승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그 1단계, 정규시즌 우승까지 매직넘버 6개를 남겨두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8일 광주 키움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개인 승수는 못 보탰지만 KIA는 승리했던 그날, 양현종은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광주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것이다. 두 번 우승 결정된 곳이 모두 광주가 아니라 아쉬웠다. 올해는 꼭 광주 홈 팬들과 같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2009년 KIA는 군산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당시 KIA의 제2홈구장이었지만 정작 무등경기장에서 마지막 우승을 함께 하지 못했다. 2017년에는 시즌 최종전, 수원에서 결정했다. KIA는 지역 팀이다보니 한국시리즈 우승도 광주에서 못 했다. SK와 붙은 2009년에는 7차전까지 가 중립구장인 잠실에서, 두산과 만난 2017년에도 잠실에서 5차전 승부를 끝내 우승했다.

KIA 선수단이 2009년 9월24일 군산야구장에서 열린 키움전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조촐하게 세리머니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현실적으로는 홈에서 팬들과 같이 우승하는 낭만보다 어디서든 결정짓는 자체가 중요할 수도 있다. 빨리 결정짓고 쉬면서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KIA의 많은 팬들도 빨리 결정짓기를 더 바랄 수도 있지만, 자주 우승하지 못했고 대회 규정상 한국시리즈 우승도 원정지에서 했던 KIA로서는 홈팬들과 함께 기뻐하는 낭만을 올해까지 놓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쉽지는 않아 보인다.

양현종이 이 바람을 밝혔던, 개인승수는 보태지 못했지만 KIA는 이겼던 8일 광주 키움전은 KIA가 우승매직넘버를 6으로 줄인 경기다. 그날 이후 KIA의 매직넘버는 그대로다. KIA는 경기가 없었고 2위 삼성은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편성한 잔여일정에 따라 KIA는 11일까지 사흘 간 쉰 뒤 12일부터 다시 경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삼성도 10일까지 경기가 없었다. 11일 한화전을 치른 삼성은 10-1로 승리했다.

KIA는 12일 롯데와 경기한 뒤 또 하루 쉬고 14~15일 키움과 경기한다. 홈 경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뒤엔 수도권에서 3경기를 치르고 광주로 돌아가게 된다. KIA가 매직넘버를 줄이려면 삼성이 지기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강한 상대인 삼성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로 좀처럼 지질 않고 있다.

KIA 선수단이 2017년에도 원정인 수원에서 KT전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결정짓고 세리머니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주말까지 경기 일정도 KIA와 동일하다. 12일 한화를 만난 뒤 14~15일 SSG를 상대한다. KIA가 홈 팬들과 우승을 함께 하는 방법은 15일까지 3경기를 다 이기면서 삼성이 3경기를 다 지는 것뿐이다. 삼성의 기세가 허락하질 않을 것으로 보인다.

KIA가 오로지 ‘자력’으로 매직넘버를 전부 지워간다면 추석 연휴 안에 끝내는 것이 최선이다. 16일 수원 KT, 17일 인천 SSG, 19일 잠실 두산에서 경기한다. 그 뒤 다시 광주로 넘어가지만 그때까지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은 KIA에게 더 좋지 않은 시나리오다.

2009년 처음 우승 당시에는 “어디에서든, 우승만 하면 좋겠다”고 그저 빨리 우승하기를 기원했던 어린 투수 양현종은 베테랑이 된 이제,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홈에서 팬들과 같이 우승하는 영광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고 있다.

올시즌 100만을 넘기며 창단 이후 최다 관중을 기록한 광주의 야구 열기는 지금 폭발 일보직전이다. 그러나 정작 홈 팬들에게 정규시즌 우승을 한 번도 직접 보여주지 못했던 에이스 양현종의 바람은 올해 역시 이뤄지기가 매우 까다로워 보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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