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에 CEO세미나 구상"…4대그룹 총수, 추석에 뭐하나?

이현주 기자 2024. 9. 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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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올 추석에도 연휴를 반납하며 해외 출장 등 현장 경영에 매진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 동행을 위해 준비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4대 그룹 총수가 총 출동하는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재용, 체코와 반도체 협력 가능성…원전 시공 따낼까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방문을 통해 삼성전자가 체코와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체코는 기존 제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등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위해 혁신 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체코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제조를 전략적 투자 분야에 추가하고, 현금성 지원 대상에도 포함시켰다. 이 결과 글로벌 2위인 미국 전력 반도체 기업 온세미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아울러 한국 최초 원전 수출로 주목받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서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던 만큼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대통령 체코 순방과는 별도로 해외 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그는 매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과 시장을 직접 점검해 왔다.

지난해 추석에는 ▲이스라엘(전자 R&D센터) ▲이집트(전자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현장)를 방문했고, 2022년 추석에는 ▲멕시코(전자 가전 공장·엔지니어링 정유공장 건설현장) ▲파나마(전자 판매법인) 현장을 찾았다.

최태원, 국내서 경영 구상…CEO 세미나 준비

최태원 회장은 추석 연휴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체코에서 반도체, 에너지 등 SK그룹 주력 사업과 관계된 협력이 나올 수 있다.

체코는 최근 일반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혁신산업 투자 유치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따라 SK가 추구하는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BBC', 즉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달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해 향후 성장 전략 및 경영비전을 발표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도 예정돼 최 회장이 이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매년 10월 열리는 SK그룹 CEO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9월 이천포럼과 함께 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꼽힌다. 계열사 CEO들은 최 회장이 제시한 경영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을 발표한다.

최 회장은 주말이었던 지난 7일 글로벌 경영 환경 점검 회의를 열고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체코 사업 확장 등 하반기 경영 구상

유럽연합(EU) 내 유일한 생산 거점을 체코에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방문을 통한 체코 사업 확장 가능성이 나온다.

2009년 체코 노소비체에 준공된 현대차 체코공장은 유럽연합 내 유일한 현대차 생산 거점으로, 유럽 수출이란 중책을 맡고 있다. 향후 유럽 전기차 수출기지로서 활용도도 높다. 이미 현대차 체코공장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두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상태로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평이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체코 현지에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만나 현대차 체코공장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이 이번 체코 방문에서 어떤 사업 기회를 모색할 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명절 연휴 별다른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국내에서 체코 사업을 포함한 하반기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가족과 함께 재충전 후 하반기 경영 챙긴다

구광모 회장도 명절 동안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하반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체코를 중심으로 한 유럽 사업 협력 구상도 함께 모색될 전망이다.

LG그룹은 1992년 LG전자가 체코 프라하에 판매지점을 설립하며 현지 진출에 나선 이래 30여년간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중심축이 L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전장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가전에 이어 전장부품으로 체코 사업을 넓히고 있다. LG와 LG전자가 2018년 인수한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는 체코 브라티모프 지역에서 1992년부터 생산법인을 가동 중이다.

차량용 배터리 사업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5각 생산체제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는데, 체코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이에 따라 이 배터리 셀을 체코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제조하는 과정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체코 정부는 자국 내 배터리 공장 유치에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한때 현지 투자를 결정했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건설 계획을 철회했는데, 체코 정부는 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에 러브콜을 계속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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