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자컵 결산 - 외국팀 2편] '결과는 다소 아쉬움' 도요타, 남겨놓은 향기는 '매우 강함'
디펜딩 챔피언인 도요타 안텔롭스는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선 토너먼트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도요타는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충청남도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벌어진 제10회 우리은행 박신자컵에서 예선 전적 3승 1패를 기록, 조2위로 4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지난해 도요타 전력을 연상케하는 강력한 상대였다. 일본에서 같은 리그에 소속된 후지쯔 레드웨이브. 2쿼터까지 접전을 펼쳤다. 그 이상은 무리였다. 격차를 절감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신자컵은 지난 시즌부터 국제대회로 콘셉트를 변경했고, 도요타는 일본 여자농구 전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오가 유코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도요타는 지난 해 결승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넘어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한 해가 지난 지금, 다시 출전한 박신자컵에서 2등에 만족해야 하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BNK 전이 다소 아쉬웠을 뿐,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전력을 과시하며 한 차원 높은 경기를 한국 농구 팬들에게 선사했다.
그들의 경기를 돌아보자. 대회 첫 경기에서 청주 KB스타즈를 74-64로 이겼다. 워밍업이었다. 핵심인 야스마 시오리(30, 162cm, 가드)를 필두로 다나카 오카모토 미유(23, 179cm, 파워포워드), 다나카 워훠마(22, 181cm, 파워포워드) 삼각편대가 대회 활약을 예고하며 따낸 승리였다. 악재도 존재했다. 야스마 시오리와 함께 득점력에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야마모토 마이(25, 166cm, 가드)가 대회 불참을 알려온 것.
어쨌든 첫 경기에서 그들은 그녀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안정적인 개인기에 더해진 조직력과 호흡을 선보이며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기량을 선보였다.
예선 두 번째 경기, 그들은 BNK에게 일격을 맞았다. 접전 끝에 71-74로 패했다. 이변 아닌 이변이 된 게임이었다. 3차전까지 여파가 이어졌다. 히타치에게 66-61, 단 5점차 승리를 거두며 충격에서 벗어났다.
예선 마지막 경기, 앞선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돌풍의 우리은행이었다. 어렵지 않았다. 주전 의존도가 심했던 우리은행은 쿼터를 거듭하며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도요타는 66-52로 승리,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경기력 속에 낙승을 거두며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앞서 언급한 대로 후지쯔. 전반전 대등한 경기력을 가져갔지만, 개개인의 미세한 능력 차이를 시작으로 가동 인원으로 인한 체력 열세 등을 이유로 후반전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결국은 55-76, 21점차 대패를 경험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다소 내우가 존재했다고 알려졌던 도요타는 어쨌든 결승전까지 올랐다. 그리고 스포츠가 경기만이 아니다라는 장면을 남기며 작은 교훈을 주었다. 경기가 끝난 후 팬들에게 90도 인사를 건넸고, 승리 팀에게도 예우를 갖추는 장면을 연출한 것. 더욱 크게 회자가 되었고, 한국 팀에게도 작은 메시지를 던졌다.
그렇게 도요타의 박신자컵 침공은 막을 내렸다.
모든 경기를 끝낸 후 오가 유코 감독은 “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결승에 올라서 좋은 경기를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작년에 우리가 우승을 했지만 올해는 팀이 젊어졌고 그런 팀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바뀐 팀 안에서 우리가 하려는 농구를 젊은 선수들이 찾는 과정이다. 잘 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농구는 40분 동안 치러지는 종목이다. 25분은 잘했는데 나머지 시간은 후지쯔에게 밀렸다. 후지쯔가 높이고 높다. 미야자와와 조슈아의 높이로 우리 수비를 공략했다. 그걸 막으려고 했지만 해내지 못했다. 우리는 3점을 다 던지는 선수들인데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3점을 많이 던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의 슛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가지고 슛을 던진 점은 합격점을 줘야 할 것 같다. 슛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보완점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가 유코 감독은 “선수들이 기량만큼 인성도 중요하게 배워야 한다. 경기 뿐 아니라 상대팀과 심판 그리고 무엇보다 관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 후 관중석을 향해 90도 폴더 인사를 전했던 도요타와 오가 유코 감독은 끝까지 시상식에 남아 후지쯔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많은 시사점을 던진 도요타의 마지막이었다.
수준급 경기력에 더해진 예의범절. 도요타가 박신자컵을 통해 전해준 메시지였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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