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새 조건 배제한 기존안으로 즉시 휴전 준비돼”
팔레스타인 무정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휴전협상에서 최근 추가한 조건을 제외하면 즉각 휴전에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동시에 공격해 유엔 직원을 포함해 40명 이상이 숨졌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 “새로운 조건 없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언을 바탕으로 즉각 휴전 합의를 실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공개한 ‘3단계 휴전안’을 뜻한다. 미국은 이 휴전안을 바탕으로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휴전 협상 타결을 압박해왔으며, 양측이 휴전안의 90%까지는 동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인 필라델피 회랑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하는 문제와 1단계 휴전 기간에 교환할 인질 및 수감자 규모 등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회랑에 주둔해야 한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아 협상이 지체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하마스가 이날 성명에서 언급한 ‘새로운 조건’은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또한 고위급 관리 칼릴 알하야가 이끄는 휴전 협상팀이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 중재국 대표들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대의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적대행위 등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곳곳에 공격을 가했다.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선 유엔이 운영하던 학교와 그 주변 지역이 공습을 받았다. 이로 인해 아동 2명과 여성 1명 등 14명이 사망하고 최소 18명이 다쳤다고 전해졌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번 공습으로 직원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희생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조사와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남부와 북부에서도 공습이 이어졌다. 이날 남부 칸유니스 인근에선 한 주택이 공격당해 생후 21개월 아기를 포함해 11명이 숨졌으며, 전날엔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한 주택이 공습을 받아 여성과 아동 6명 등 9명이 사망했다.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투바스, 툴카렘, 라말라 등지에서도 이스라엘군이 폭발물로 무장한 일행,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진하던 운전자 등 9명을 사살했다.
지난해 10월7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에서 4만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납치해 간 인질 중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1주일 동안의 전투 중지 기간에 풀려났고 일부는 이스라엘군이 직접 구출했다. 그러나 숨진 채 발견된 인질도 있으며 남은 인질 중 몇 명이 생존했는지는 알 수 없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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