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광복절 특사인데… 경영 시계 달라진 에코프로 vs 태광

박성우 기자 2024. 9.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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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부재'로 경영 시계가 멈춰있던 에코프로와 태광산업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8·15 광복절 특사로 석방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상임고문으로 복귀했다.

반면 2021년 만기 출소한 뒤 지난해 8월 복권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사법 리스크(위험 요인)로 경영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이달 초 에코프로 상임고문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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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채, 상임고문 선임… 내년 회장 복귀할 듯
이호진, 경찰 수사에 소송… 사법 리스크 지속

‘오너 부재’로 경영 시계가 멈춰있던 에코프로와 태광산업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8·15 광복절 특사로 석방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상임고문으로 복귀했다. 에코프로는 이 고문 복귀 후 중국 GEM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계열사 합병을 추진 중이다. 반면 2021년 만기 출소한 뒤 지난해 8월 복권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사법 리스크(위험 요인)로 경영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 이 전 회장 복귀가 늦어지면서 태광산업의 투자 시계도 멈춰있다.

이 전 회장은 이달 초 에코프로 상임고문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 제한 기준에 걸리지 않아 경영 복귀에 걸림돌은 없다. 재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다시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본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상임고문(가운데)이 이달 초 허개화 GEM 회장(오른쪽), 왕민 GEM 부회장(왼쪽)과 에코프로 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에코프로 제공

이 고문은 광복절 특사로 석방된 뒤 곧바로 경영에 복귀해 중국 GEM과 통합 양극재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고문은 최근 오창 본사에서 허개화 GEM 회장을 만나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협업을 약속했다. ’제련-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양극 소재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또 에코프로는 시너지 확보를 위해 리튬 사업을 맡는 계열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에코프로씨엔지의 합병을 계획 중이다. 이 고문은 경영 복귀 후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과잉 생산설비로 인한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고 에코프로도 현실에 안주하면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며 “GEM과 함께 구축하는 통합 밸류체인이 배터리 캐즘을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올해 2분기 5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영업이익이 3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6.6% 감소했다.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영업손실 3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에코프로는 중국 GEM과 협력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원계 배터리에서 니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니켈을 얼마나 저렴하게 조달하느냐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좌우된다. GEM은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15만톤(t)을 생산할 수 있는 제련소를 운영하면서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 맨 밑단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조선DB

에코프로그룹이 발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태광그룹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 전 회장은 연내 복귀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사법 리스크와 경찰 수사 등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은 지난 5월 경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되면서 구속은 면했지만, 계속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날에는 김치와 와인 강매 사건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소송에서 패소했다. 공정위는 2020년 10월 16일 당시 태광그룹 소속이던 회사들에 시정명령과 총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이 전 회장과 태광그룹 소속 회사들은 판결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오너의 복귀로 빠르게 회사가 안정화되고 있다”며 “태광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인데, 오너 복귀가 늦어지면서 여전히 제자리에 멈춰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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