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AI 낙관론…"버블 재팽창, S&P500지수 연내 6000 도달"
9월 들어 다시 조정을 받는 듯하던 미국 기술주가 11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S&P500지수가 AI(인공지능) 호황에 힘입어 올해 말까지 6000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이날 S&P500지수 종가 대비 8%가량 오른 것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의 하나는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 증시 랠리를 주도해왔던 기술 섹터, 특히 AI 수혜주들이 앞으로 더 올라갈 여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지난달 말 실적을 발표한 후 주가가 급락세를 타자 AI 버블이 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며 기술주는 상승 동력을 잃어버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인 존 히긴스는 AI 수혜주가 상승 모멘텀을 잃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으며 오히려 올해 말까지 S&P500지수가 500포인트 가까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반도체주는 지난 7월 중순에 고점을 기록한 뒤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편입 기업에 시가총액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고 동일한 비중을 부여하는 동일 비중 S&P500지수는 지난 7월 중순 이후에도 상승했다.
이는 2000년 닷컴 버블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엔비디아처럼 기술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시스코 시스템즈 같은 기업은 주가 상승세가 갑자기 멈췄지만 동일 비중 S&P500지수는 약 1년반 동안 계속 오르다 기술주가 급락하자 덩달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히긴스는 닷컴 버블 때처럼 이번에도 기술주의 약세가 증시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AI는 아직 버블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닷컴주는 단순히 밸류에이션만 높아졌지만 AI 수혜주들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히긴스는 "지금까지 AI 도입 후 실적이 주춤해졌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며 "물론 엔비디아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얘기는 많지만 사실은 엔비디아의 실적 성장세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계속 높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수혜주들이 지난 7월 중순 이후 주가가 급락한데 대해 AI 수요가 건전하다고 해도 현재의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규제 당국의 반독점 조사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불안 가능성, 미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등도 기술주를 뒤덮은 먹구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가운데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착륙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했다.
히긴스는 "높은 이익률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와 지정학적 갈등의 심화, 반독점 규제 위협 등은 일부 선도적인 AI 기업의 미래 주당순이익(EPS)을 재조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경제적 배경은 내년 말까지 AI 수혜주의 버블이 재팽창되도록 할 것"이라며 S&P500지수가 연말에 60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치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폴커츠-란다우도 대형 AI 수혜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30대 중반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의 PER이 90배까지 올라갔던 닷컴 버블 때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대형 기술주의 투자자본 대비 수익률(ROI)이 합리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AI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산업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늘어나고 일각에서 AI의 비용 대비 효율성의 이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합당하지만 현재 초기 국면인 AI 기술이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강조했다.
또 "생성형 AI 도구들은 여기에서 더 좋아질 것"이라며 "역사는 때로 핵심적인 인접 혁신에 의존하면서 기술이 적용되는데 수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들로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AI 기술이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AI가 혁명적이기 위해 지금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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