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한림원 총괄부원장, 직원 대상 성희롱·사적 심부름 의혹

이해민 의원 “과기한림원, 정상적 관리 감독 이뤄지지 않아”

경기 성남에 있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본관. 유욱준 과기한림원 원장을 비롯한 일부 경영진이 회의와 출장을 핑계로 골프를 치거나 관광을 다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과기한림원은 앞서 임원진 회의를 한다며 서류를 만들고 골프를 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12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과기한림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한림원 총괄부원장 이모씨는 2022년 3월부터 최근까지 직원들에게 성희롱과 사적 심부름, 강요를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실이 확보한 진정서에는 이 총괄부원장이 지난 4월 과기한림원 회관 복도에서 남직원의 주요 부위에 가까이 손을 대며 성희롱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과기한림원이 당시 진행 중이던 사업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휘둘리지 말라는 의미로 “ㅇㅇ을 자꾸 이렇게 움직여. 내가 이러면 기분 나쁘지. 걔들한테 절대로 따라가지 마”라고 말했다.

이 총괄부원장은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남성을 뽑으라는 의미로 “고추 뽑아. 고추”라 발언을 여직원 대상으로 수 차례 반복했다. 하지만 남성이 입사하지 않자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남자(요리사)만 일하고 여자(계산원)는 일 안하잖아. 힘든 일은 남자들이 다 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적 심부름도 반복했다. 업무 시간 중 병원 진료를 위한 이동이나 자택 귀가에 관용차를 사용할 것을 지시하고, 개인 자가용 수리와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도 직원에게 떠넘겼다.

갑질을 당한 직원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병가를 냈다. 하지만 이 총괄부원장은 “업무도 없는 무슨 스트레스냐. 엉터리 병원에서 누구나 진단서를 발급해준다”며 승인을 거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총괄부원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평소 직원들과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직원들에게 듣기 불편한 언행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언행으로 직원들에게 피해를 준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민 의원은 “과기한림원은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한 관리가 필요한 공익 법인임에도 과기정통부 국장 1명을 제외한 이사와 감사 모두 내부 회원으로 구성했다”며 “실질적인 감사 없이 정상적 관리 감독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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