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ARI' KBO 역수출 신화의 자진강판…'허벅지 경련 증세' 다행히 큰 부상 피했다 "다음 선발 기대"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허벅지 경련 증세로 인해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간 메릴 켈리가 다음 등판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켈리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투구수 68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KBO 역수출 신화'로 불리는 켈리는 지난 4월 무려 6년 만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맞대결을 앞두고 오른쪽 어깨의 불편함으로 인해 등판이 전격 취소됐다. 시즌이 시작된 후 4승 2패 평균자책점 2.19로 순항 중이었던 상황. 'MLB.com'에 따르면 소원근에 문제가 발견됐었다. 이로 인해 켈리는 60일 짜리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리게 됐고,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
4월 16일 시카고 컵스전이 끝난 뒤 부상자명단으로 이동했던 켈리가 마운드로 돌아온 것은 지난 8월 1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켈리는 복귀전에서 5이닝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오랜만에 승리를 손에 넣었지만, 8월 한 달 동안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6.75로 아쉬운 한 달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7이닝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런데 12일 등판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켈리는 1회 마커스 세미엔-조쉬 스미스-와이어트 랭포드로 이어지는 텍사스의 상위 타선을 깔끔하게 묶어내며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선두타자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후 네이트 로우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조쉬 영과 에제키엘 듀란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순항했다.
실점은 3회부터 시작됐다. 켈리는 첫 타자 카슨 켈리를 3루수 땅볼, 후속타자 레오디 타베라스를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린 후 마커스 세미엔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면서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는데, 4회 랭포드-가르시아-로우까지 세 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2점째를 내줬다. 그래도 켈리는 이어지는 무사 1, 2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승리 요건까지는 아웃카운트 3개만 남겨두게 됐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5회에도 모습을 드러낸 켈리가 선두타자 타베라스와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몸 상태에 이상을 느낀듯 불편함을 호소했다. 결국 켈리는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고 강판됐다. 'MLB.com'에 따르면 켈리가 강판된 이유는 허벅지 경련 증세 때문이었다. 그리고 켈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슬레이드 세코니가 켈리의 책임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면서 4이닝 3실점(3자책)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켈리가 또다시 몸 상태에 문제를 느끼고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애리조나 입장에서 악몽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현재 애리조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등과 함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까닭. 하지만 애리조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다행히 켈리의 허벅지 경련 증세가 심각하지 않은 듯하다. 'MLB.com'의 스티브 길버트는 "켈리는 오른쪽 허벅지 뒷부분에 경련이 있었다. 하지만 켈리는 다음 경기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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