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전에 심호흡·눈 운동… 루틴 바꿔야 ‘입스 탈출’

오해원 기자 2024. 9. 1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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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 사이에서 장타자로 소문난 50대 직장인 A 씨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아 지인으로부터 함께 골프 라운드를 가자는 요청을 여럿 받지만 선뜻 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골프 약속에서 연이어 티샷이 크게 코스를 벗어나는 드라이버 실수를 경험한 뒤 A 씨는 이후 라운드를 갈 때마다 티잉 구역에서 드라이버를 잡을 때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테이크 백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지경이 되자 이제는 아예 유틸리티 클럽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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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연휴… 골프 슬럼프 해결법
힘 조절 어려워지고 실수 연발
유튜브 맹신땐 오히려 악영향
“잦은 실수 원인 파악이 최우선
시간 갖고 차근차근 교정해야”

동료들 사이에서 장타자로 소문난 50대 직장인 A 씨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아 지인으로부터 함께 골프 라운드를 가자는 요청을 여럿 받지만 선뜻 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갑자기 찾아온 드라이버 입스(Yips) 때문이다. 입스는 스포츠종목에서 심리적 두려움으로 호흡이나 손떨림 등으로 오류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골프 약속에서 연이어 티샷이 크게 코스를 벗어나는 드라이버 실수를 경험한 뒤 A 씨는 이후 라운드를 갈 때마다 티잉 구역에서 드라이버를 잡을 때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테이크 백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지경이 되자 이제는 아예 유틸리티 클럽을 잡고 있다.

오랜 구력을 자랑하는 또 다른 직장인 B 씨는 퍼터가 말썽이다. 동반자의 호평을 받을 정도의 퍼트 감각을 자랑했던 B 씨지만 최근에는 갑자기 그린에만 올라가면 힘 조절이 마음처럼 되지 않아 입스가 왔다고 느끼는 중이다. 동반자들로부터 단번에 OK를 받았던 B 씨의 손맛 좋던 퍼트는 뻣뻣하게 굳어 버린 어깨와 팔 근육 탓에 좀처럼 거리감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스코어와 직결되는 퍼팅 실수에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의 전설인 베른하르트 랑거(독일)처럼 다양하게 퍼터를 바꿔 위기 탈출을 노렸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결국 골프 자체에 대한 흥미까지 잃었다.

위의 두 가지 사례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아마추어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할 순간이다. 입스는 프로와 아마추어도 가리지 않는다.

입스는 골프를 하는 많은 사람이 경험하지만 정확하게 원인은 물론, 정의조차 내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학문적으로 굉장히 심도 있는 수준으로 연구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출신 김송희 프로는 “일반적으로 심리적인 문제가 우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심리적인 부분이 뒤따르면서 원하는 동작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입스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김 프로의 분석이다. 김 프로는 “프로골퍼의 입스는 연습할 때는 완벽했던 샷이 대회장에 가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연습에서나 실전에서나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아마추어와는 다르다”면서 “아마추어는 잘못된 본인의 연습 방법이나 샷을 하는 과정의 루틴 등을 조금 바꿔보는 것으로 실수를 하지 않는 경험을 쌓아간다면 심리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는 등 문제 해결의 방법을 다양하게 찾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입스 탈출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차근차근 실수를 교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김 프로의 조언이다.

아마추어 싱글 골퍼이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회원을 대상으로 골프 부상의 예방 등을 강의했던 김동현 온트재활의학과 원장도 비슷한 해법을 제시했다. “자신이 실수가 잦은 상황을 만나면 샷을 하기 전 심호흡을 한다거나 하늘이나 먼 산을 바라보며 안구를 빠르게 돌려 내 몸이 특정 동작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상황을 막고 주의를 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김 원장은 “심리적으로는 자기 확신의 부족이라고 볼 수도 있는 만큼 스스로 결과물에 확신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도움말 주신 분 : 김송희 프로(LPGA투어 출신), 김동현 온트재활의학과 원장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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