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3%만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혁신 DNA 사라질라

김태현 기자 2024. 9. 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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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개방형 혁신,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디지털 대변혁의 시대 중요한 경영혁신 수단으로 떠올랐다.

한 액셀러레이터(AC) 대표는 "우량 중견기업은 사내 유보금 활용 측면에서 대기업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그러나 중견기업의 낮은 인지도가 문제다. 낮은 인지도 탓에 협업 스타트업 모집과 정보 취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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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문 닫힌 중견·중기 OI]①
[편집자주]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개방형 혁신,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디지털 대변혁의 시대 중요한 경영혁신 수단으로 떠올랐다. 국내 대기업 상당수는 이미 오픈이노베이션을 상시화하고 스타트업과의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 중견·중소기업 중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혁신의 징검다리' 오픈이노베이션이 중견·중소기업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와 대안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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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국내 중견기업은 약 3%만이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O.I.)을 진행 중인 걸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의 '중견기업 스타트업 협업 현황' 실태조사 결과다. 국내 주요 대기업 76개사 중 42개사(55%)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스타트업과 협업 등을 통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개방형 혁신을 뜻한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과 정부 기관의 주도로 활발하게 진행됐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견·중소기업 역시 생존을 위해 혁신기술 도입과 신사업 발굴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내부 인력과 정보 부족 등을 이유로 '혁신의 징검다리'인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에 애를 먹고 있다.

중견련 조사 결과 국내 스타트업과 협업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협업하고 있다'는 답변은 3.4%, '협업 검토 중' 5%, '협업 계획이 있다' 2.1%였다. 나머지 89.5%는 '협업하고 있지 않거나 협업 계획이 없다'였다.

이번 조사는 중견련이 국내 중견기업 323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5월10일부터 5월31일까지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업종, 기업유형,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해 다단층화추출로 표본을 선발했다.

매출 규모별로 중견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경험은 확연하게 차이났다. 매출 규모 1조원 이상인 중견기업의 경우 '협업하고 있다', '협업 검토 중'이라는 답변이 전체 28.5%에 달했다. 반면, 매출 규모 500억원 미만, 500억~1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에서는 '협업하고 있다', '협업 검토 중'이라는 답변은 0%였다. 매출 규모가 크면 클수록 협업 경험과 의지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액셀러레이터(AC) 대표는 "우량 중견기업은 사내 유보금 활용 측면에서 대기업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그러나 중견기업의 낮은 인지도가 문제다. 낮은 인지도 탓에 협업 스타트업 모집과 정보 취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어"상대적으로 자본, 인력,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기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견·중소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간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견·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별도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기준과 M&A(인수합병)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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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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