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만원 받기는 했다"… 손준호, 승부조작 대가에는 선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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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처분을 받은 손준호(수원FC)가 기자회견을 통해 20만위안(약 3777만원)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
손준호 측은 "중국축구협회가 (FIFA에) 사실을 밝히려면 손준호가 승부조작 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제 생각에는 증거가 없어서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0만위안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손준호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판가름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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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각) 중국축구협회는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축구 관계자 61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이 중 44명은 영구 제명, 17명은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손준호에게는 '영구 제명' 중징계가 내려졌다.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가 부정적인 이익을 추구했고 체육 정신을 손상시켰다"며 "협회 준칙에 따라 축구와 관련된 행위를 금지시키는 영구 제명 처분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준호 측은 지난 11일 경기 수원시 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구금 당시 일찍 풀려나기 위해 '금품 수수죄'를 거짓으로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 공안과 판사의 협박과 형량 거래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손준호 측은 "중국축구협회가 (FIFA에) 사실을 밝히려면 손준호가 승부조작 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제 생각에는 증거가 없어서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만약에 FIFA가 중국 손을 들어주면 변호사를 선임해서 추후 대응하겠다"며 최악의 상황 발생 가능성도 열어뒀다.
손준호는 기자회견에서 진징다오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대가성 송금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진징다오는 산둥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했고 적응에 도움도 줬다"며 "가족이 왔을 때 잘 챙겨줘 서로 선물도 하고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지내다 보니 서로 돈을 빌리기도 했고 조사받을 때도 불법적인 돈이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손준호는 질의응답 시간 내내 20만위안을 받은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이 선물을 주고 받고 급할 때 돈을 빌려주는 등 거액의 금액이 오간 경우가 많아 정확한 상황이 기억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진징다오와 문제가 된 20만위안을 주고받을 시기의 휴대전화 기록도 모두 지워졌다. 구금돼있던 시기 손준호의 아내가 포렌식을 했지만 딱 해당 기간만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미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한 손준호가 결백을 밝히기 위해선 진징다오에게 받은 돈이 승부조작 대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친분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명확한 해명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 20만위안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손준호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판가름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앞서 중국 공안은 지난해 1월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에서 산둥의 진징다오 등 여러 선수가 해당 경기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진징다오가 손준호 역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경기 후 5일이 지난 시점 손준호는 진징다오에게 20만위안(약 3777만원)을 모바일로 입금받았다. 중국 공안은 이 거래 내역을 결정적 증거로 여겼다. 손준호는 "전혀 불법적인 돈이 아니다"라며 "(돈을) 받은 건 맞는데 승부조작 대가는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 축구협회는 손준호를 FIFA에 제소했다. FIFA가 손준호를 징계하면 한국에서도 뛸 수 없게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중국축구협회에 징계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훈 기자 mike4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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