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산단에 스타벅스·도서관 들어선다

정부, 경제장관회의서 '문화 담은 산단 조성계획' 발표
3년내 선도 산단 10곳 선정···청년들의 핫 플레이스로
노후산단 청년 창업과 예술인 유치, 카페·음식점 확대

무거운 느낌의 산업단지가 청년들이 즐겨찾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서울경제]

회색빛의 산업단지가 앞으로는 청년들이 즐겨 찾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이 한 데 모인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산단 입지제도를 개편해 문화 체육시설과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 시설도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 2월 경상남도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관계부처에 ‘청년이 살고 싶은, 문화가 풍부한 산업단지를 조성하라’고 지사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산업부와 문체부, 국토부는 지난 3월 범부처 합동 전담팀(TF)를 구성해 현장 방문과 전문가 의견 수렴, 기업 간담회 등을 거쳐 이번 계획을 마련했다.

정부는 내년에 산단 3곳을 '문화융합 선도 산단'으로 지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총 10개 산단을 선도 산단으로 선정해 정부의 13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선도 산단에는 특성에 맞는 통합 브랜드를 구축하고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 등의 기능을 모은 산업 ‘라키비움’이나 기업 체험관 등 랜드마크를 건립해 문화 거점으로 활용한다.

산단 내 문화·편의시설을 확충하고 경관을 개선해 산단의 일상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시설 및 식당·카페 시설 확충을 위한 산단 입지 제도 개편과 공공 체육 시설용 토지의 조성원가 분양, 공장 내 부대시설에 카페·편의점 설치 허용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영세 노후 공장의 내·외관 개선 예산도 대폭 확대한다. 매년 전국 산단에서 '아름다운 공장'을 선정해 특전을 주며 민간의 자발적 경관 개선 노력을 독려한다.

산단 야간 경관 개선, 조형물·미디어아트 설치, 공공디자인 도입, 청년문화센터 건축 등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천원의 일상 문화 티켓' 사업,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 산단 문화 주간 추진, 산단 별 축제 활성화, 산단 관광 자산화 등도 진행한다.

특히 서울 성수동 사례와 같이 노후 산단을 청년 창업가와 문화·예술인의 실험무대로 전환하기 위해 산단 내 청년 공예 오픈 스튜디오(열린 공방), 예술인 레지던시 등을 조성해 예술인을 유치한다.

아울러 산단 근로자에게 시세 대비 35∼90%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산단 내 카풀·동승택시 이용을 지원하는 등 주거·교통 지원에도 나선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과거 산단은 한국 제조업의 심장 역할을 수행했지만 회색빛 낡은 이미지와 문화·편의시설 및 콘텐츠 부족으로 청년이 기피하고 있다"며 "산단 내 청년 인력 확보는 제조업 미래를 위한 핵심과제인 만큼 재정 사업과 제도 개선 과제가 고루 담긴 이번 계획을 통해 산단을 청년이 찾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세종=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