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승+토종 탈삼진 1위 'FA 최대어', 그런데 10패+ERA 5점대 피홈런 공장...두 얼굴의 엄상백, 대체 얼마를 줘야 하나

신희재 2024. 9. 1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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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역대급 '퐁당퐁당'이다. KT 위즈 '예비 FA' 엄상백(28)이 9월 첫 등판에서 직전 경기 8실점 부진을 털어내고 다시 상승 모드로 전환했다.

엄상백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KT는 엄상백-우규민(⅔이닝 무실점)-김민(⅓이닝 무실점)-손동현(2이닝 무실점)-박영현(1이닝 1실점)으로 이어진 탄탄한 마운드와 장성우의 1회 투런 결승포를 앞세워 NC를 2-1로 꺾고 2연승을 내달렸다.

직전 등판이었던 8월 30일 LG 트윈스전 5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던 엄상백은 12일 만에 등판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회 초 마운드에 오른 엄상백은 NC 테이블세터 박민우와 김주원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2사 후 엄상백은 살짝 주춤했다. 맷 데이비슨과 김휘집에게 연속 우전 안타를 허용해 1, 2루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서호철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1회를 잘 마무리했다. 그사이 KT는 1회 말 장성호의 투런포로 2-0으로 달아나 엄상백의 부담을 덜어줬다.

2회 엄상백은 천재환을 좌익수 뒤 2루타, 박세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김성욱을 인필드플라이, 최정원을 유격수 땅볼, 박민우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3회는 가장 안정적이었다. 엄상백은 김주원-데이비슨-김휘집을 삼진-뜬공-뜬공으로 유도해 이날 경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했다.

4회 엄상백은 서호철, 천재환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다시 1, 2루 상황에 놓였다. NC는 박세혁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면서 흔들기에 나섰다. 그러나 엄상백은 이번에도 타구를 내야에 가뒀다. 김성욱을 2루 뜬공, 최정원을 1루 땅볼로 공략하며 NC를 좌절에 빠뜨렸다.

5회 엄상백은 박민우를 1루 땅볼, 데이비슨을 삼진, 김휘집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NC는 1사 후 김주원이 볼넷으로 출루해 2루 도루에 성공했으나 엄상백의 질주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5이닝을 채운 엄상백은 6회 우규민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중계진이 승리를 지켜내 엄상백은 시즌 12승째를 챙겼다.

NC전을 마친 엄상백은 27경기에서 12승 10패 151탈삼진 평균자책점 5.17(146⅓이닝 84자책)을 기록 중이다. 승리, 탈삼진, 이닝을 눈여겨보면 엄상백은 데뷔 후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엄상백의 올 시즌 12승-151탈삼진은 2022년 기록했던 개인 한 시즌 최다승(11승)과 최다 탈삼진(139개)을 모두 뛰어넘은 기록이다. 다승과 탈삼진 모두 팀 내 1위 기록이고, 리그 전체로 봐도 다승은 공동 3위, 탈삼진은 7위(토종 1위)에 올라와 있다.

아울러 133경기 만에 14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일찌감치 규정 이닝을 달성하고 내구성까지 증명했다. 아직 20대 후반에 불과한 어린 나이에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점도 가산점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패배, 평균자책점, 피홈런(26개)에 집중하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엄상백은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패배를 기록했고, 2021년 상무 전역 후 처음으로 5점대 평균자책점에 머무르는 등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피홈런 기록이 매우 좋지 않다. 지난해 111⅔이닝을 던져 단 6개의 홈런만 내줬던 엄상백은 올해 4배 이상의 피홈런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승리, 탈삼진, 이닝이 커리어하이라면 패배, 평균자책점, 피홈런은 모두 커리어로우에 가깝다.

극과 극을 오가는 엄상백의 양면적인 모습은 극한의 롤러코스터 기질로 연결됐다. 'FA 최대어'로 불리는 엄상백이 시즌 내내 오락가락한 투구를 선보이면서 소속팀 KT를 비롯한 10개 구단 모두가 가격 책정을 앞두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어느 쪽에 집중해서 평가하느냐에 따라 엄상백의 가치 또한 십수억 원 이상의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OSEN,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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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백, 11일 NC전 5이닝 무실점...KT 2-1 승
-'예비 FA' 12승+151탈삼진+146⅓이닝으로 커리어하이 작성
-그러나 10패+ERA 5.17+26피홈런 단점도 명확...가격 책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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