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2급 흰목물떼새는 돌아왔지만 [프리스타일]

이명익 기자 2024. 9. 1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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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네요 참새." 사진을 본 임도훈 보 철거행동 상황실장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진 속 새는 누가 봐도 '참새' 한 마리.

사실 4대강의 보들이 거대한 댐 수준인 걸 감안하면 2.8m와 4m 높이의 가동 보를 가진 세종보는 진짜 '보'였다.

임도훈 보 철거행동 상황실장 등 지역의 환경운동 활동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재가동 공사가 시작되자 세종보에 농성장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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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4일 오후 세종시 세종보 인근 자갈밭에서 참새 한 마리가 벌레를 입에 물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참새네요 참새.” 사진을 본 임도훈 보 철거행동 상황실장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진 속 새는 누가 봐도 ‘참새’ 한 마리. 날렵하게 곤충을 낚아챈 모습에 잠시 판단력이 흐려졌다. 그렇게 두 번째로 찾은 세종보에서도 흰목물떼새 촬영은 실패했다.

지난 6월18일과 25일 세종보 취재(〈시사IN〉 제887호 ‘비교해 보세요, 어디가 진짜 강인지’ 기사 참조)를 위해 세종시의 세종보를 찾았다. 세종보는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4대강 ‘재자연화’에 포함되어 완전 개방된 후 해체 전까지 갔던 4대강의 유일한 보다.

사실 4대강의 보들이 거대한 댐 수준인 걸 감안하면 2.8m와 4m 높이의 가동 보를 가진 세종보는 진짜 ‘보’였다. 보의 수문이 열리고 6년. 세종보 일대는 재자연화로 이전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 ‘보를 열면 자연이 돌아온다’는 증거가 세종보 주위에 남은 것이다.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흰목물떼새도 그 증거 중 하나. 예전에는 강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조류였으나 강가의 모래밭이나 자갈밭에서 번식하는 특이한 습성 때문에 4대강 주위에서 사라진 지 오래 되었다. 낮아진 수위로 강가 자갈밭이 드러나자 다시 돌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품었다.

임도훈 보 철거행동 상황실장 등 지역의 환경운동 활동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재가동 공사가 시작되자 세종보에 농성장을 차렸다. 세종보가 가동되면 수몰될 곳에 120일째(8월28일 기준) 천막 농성을 이어가며, 4대강 이전의 세종보를 지키려는 것이다. 그러던 지난 7월30일 환경부는 전국 14곳에 ‘기후위기 대응댐’ 후보지를 발표했다. 댐 건설은 녹지를 파괴하고, 생성된 저수지는 온실가스인 메탄을 뿜어내는 대표적인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과학적으로도 전 세계에서 검증도 시도도 되지 않은 댐 건설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려 한다.

하긴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의 시작도 이름은 4대강 ‘살리기’였다. 10여 년 전처럼 카메라를 다시 챙겨야 할 것 같다.

2010년 4월9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4대강 공사가 이뤄지던 대구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사이의 낙동강에서 한 시민이 낚시를 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전 낙동강은 장마처럼 강수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아니면 장화를 신고 들어가 낚시하는 것이 가능한 강이었다. ⓒ시사IN 이명익

 

이명익 기자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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