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조금으로 큰 창신메모리…D램 '빅3' 위협할까?

이인준 기자 2024. 9. 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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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공격적 생산능력 확장에 업계 주목
中 구세대 제품 범람에…가격 양극화 우려
첨단 장비 확보 난항…정부 보조금도 변수
[서울=뉴시스]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사용하는 저전력(Low Power) D램인 'LPDDR5'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CXMT 홈페이지 캡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최근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가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장으로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 이른바 '빅3' 체제에 도전할 지 관심이 쏠린다.

D램 메모리는 기술 장벽이 높아 오랜 기간 빅3 업체가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CXMT는 중국 당국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해마다 생산능력을 계속 늘려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CXMT의 증설이 눈에 띄는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노무라증권이 밝힌 중국 CXMT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월 12만장에서 올해 현재 월 16만장으로 늘었다. 이어 연말께 월 20만장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D램 글로벌 업계 전체 생산능력의 11% 수준이다.

CXMT는 내년에는 당초 계획인 월 20만장보다 10만장 더 많은 30만장 수준까지 생산량을 확장할 방침이다.

노무라증권은 "예정대로 CXMT의 생산능력 확장이 이뤄진다면, 전체 D램 생산의 15%를 차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글로벌 3위인 마이크론(20% 수준)에 이어 글로벌 4위 D램 업체에 오르는 셈이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1c DDR5 D램. (사진 = 업체 제공) 2024.08.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0년 넘게 굳어진 3강 체제, 변곡점 맞을까

CXMT의 이처럼 공격적인 확장은 2010년대 초반 이후 굳어진 '빅 3' 구도 변화를 일으킬 변수로 평가받는다. 한때 D램 업체는 전 세계에 20여 곳이 있었지만, 두 차례 치킨 게임을 통해 출혈 경쟁을 벌인 끝에 3강 체제로 압축됐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으로 추정된다.

주력 제품도 DDR4, LPDDR4 등 구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경쟁을 벌이는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DDR5, LPDDR5X 같은 최신 제품에는 아직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여전히 이들 업체와 기술 격차가 2년에서 4년 이상 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최근 중국 내수 시장에서 CXMT가 수입 대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최근 D램 시장에서는 DDR5 등 고성능 제품의 경우 가격 상승세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지만, 범용 제품의 경우 가격이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D램 업계에선 범용 제품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CXMT의 제품이 공급 과잉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모바일 등 글로벌 전자제품의 생산기지지만 반도체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며, 지난 2022년 기준 그중 50% 정도는 한국에서 들여온다. 중국이 만약 메모리 자립화에 성공한다면, 한국 메모리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노무라증권은 "미국의 제재가 있다면 CXMT의 생산능력 확장과 기술 발전이 제약하겠지만, 그전까지는 단기적으로 시장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 LPDDR5X 0.65㎜ 제품 크기 비교. (사진 = 업체 제공) 2024.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첨단 장비 확보 난항…中 정부 보조금 정책도 변화

하지만 일부에선 CXMT가 D램 4강 체제를 굳히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본다. 메모리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고성능·저전력 고부가 제품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견제를 중국 업체로서는 기술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D램 개발을 위한 미세 공정 실행을 위한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 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맡은 정부 보조금 지급에도 조금씩 힘이 빠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최근 발간한 '정부 보조금으로 보는 중국의 산업정책'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정부가 2418개 상장기업에 대해 지급한 보조금 총액은 2050억위안(39조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반도체 지원금은 14%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올해는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낮아, 해외 경쟁기업에게 악재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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