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홍명보호 "급한 불 껐지만…받아든 숙제가 많다"
"팀 스피드 올리고 선수 관리 신경써야"
(서울=뉴스1) 김도용 안영준 기자 = 축구 전문가들이 부임 후 첫 소집 일정을 마무리한 홍명보호에 대해 "급한 불은 껐다"면서도 "하지만 팀 스피드를 더 올려야 하는 등의 숙제도 남겼다"고 진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9월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1·2차전서 1승1무(승점 4)를 기록, B조 2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10일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홍명보호' 첫 승을 신고했다.
홍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홈 팬들이 야유를 보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도 있었으나 일단 까다로운 원정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가져오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전문가들은 1차전에 비해 2차전서 변화를 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선수 간격 유지나 중앙 수적 우위 창출 등 1차전에 나왔던 몇몇 문제점이 2차전에서는 다소간 보완됐다"고 개선된 점을 짚었다.
박찬하 해설위원 역시 "경기 중반 스리백으로 바꾼 '변화'가 성공적이었다. 박용우를 내리고 김민재를 황문기 쪽으로 보내는 대처로 황문기가 수비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고 내다봤다.
다만 부임 후 첫 소집이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직 준비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팀의 완성도는 아직도 실망스러운 모습이 많다"고 덧붙였다.
아쉽지만 오만 원정서 결과를 가져온 것은 큰 소득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홈과 원정 각각 1경기서 1승1무를 거둔 건 아쉬울 수는 있지만 나쁘지는 않은 수확이다. 2차전도 못 이겼더라면 정말 아찔해질 수도 있었으나 다행히 결과는 잡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해설위원은 "하지만 결과가 나쁘지 않을 뿐 내용 면에서는 아직 가다듬을 게 있다. 첫 소집서 많은 숙제를 받아든 셈"이라면서 "우선 팀 스피드를 지금보다 한참 더 끌어올려야 한다. 현 시스템에서는 지키려는 수비들을 효과적으로 뚫을 수 없다. 지금은 상대들이 '지킬 만하다'는 느낌을 주는 템포다. 그러면 매번 이렇게 아쉬움이 짙게 남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직은 전술적으로 완성도가 낮았다"면서 "완성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시기지만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점차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이제 홍명보호는 10월 10일 요르단과의 원정 경기, 15일 이라크와의 홈 경기로 3·4차전 일정을 이어간다.
앞서 상대한 두 팀보다 전력이 더 높은 팀들이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그만큼 홍명보호의 개선도 절실하다.
한 해설위원은 "선수 스타일, 기능과 역할, 컨디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10월에는 지금보다 멤버가 더 변화해야 하고 내부 경쟁도 증가해야 한다"면서 선수단 관리 및 선발에 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좋아졌던 오만전에서도 안 좋은 흐름이 나올 때는 빌드업 템포가 떨어지고 공수 간격이 멀어지는 단점이 여전히 엿보였다. 이 점을 꼭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두 해설위원도 선수 기용과 선수단 컨디션 관리 등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 해설위원은 "1·2차전에는 여전히 베테랑 의존도가 높았다.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음을 향한 기대와 희망이 지금보다 더 생길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해설위원은 "일단 급한 불은 껐으니 남은 기간 선수 기용 풀을 더 넓히고 플랜 B도 만들어놓아야 한다"면서 "이번 2연전에서는 선수단 관리가 좋다고 볼 수는 없었다. 해외파가 많은 팀 특성상 컨디션이 좋은 K리거들을 먼저 투입하고 후반전에 해외파들을 효율적으로 기용하는 방안 등도 고려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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