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PF 사업성 평가 '충격'…대형 저축은행, 고정이하·연체액 2배 급증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올해 상반기 강화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처음으로 적용되면서 대형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및 연체액이 지난해 연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지난 6월 말 기준 대형 저축은행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이 6400억 원을 넘어선 만큼 오는 3분기도 부동산 PF 연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BI·OK·한국투자·애큐온·웰컴·다올·페퍼·상상인·신한·하나저축은행 등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및 연체액은 1조 1400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 5270억 원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급격히 악화한 대형 저축은행 부동산 PF 연체
지난 6월 기준 대형 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4947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2970억 원 대비 66.5%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6개월 사이 무려 1977억 원이 늘었다.
부동산 PF 연체액이 가장 큰 회사는 OK저축은행이다. 상반기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2163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 997억 원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뒤를 이어 웰컴저축은행의 PF 연체액도 7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291억 원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도 크게 악화했다. 올해 6월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3.3%로 지난해 연말 6.6%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8.2%로 연말 대비 무려 15.7%포인트나 급증하며 업계 평균을 웃돌았고, 뒤를 이어 OK저축은행도 22.7%를 기록해 13.5%포인트나 급증했다. 또 웰컴저축은행이 18.6%, 상상인저축은행 15.7%, 하나저축은행 15.3%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부동산 PF 부실 3분기 더 심화된다
대형 저축은행 부동산 PF 연체는 3분기 더 악화될 전망이다. 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은 6415억 원으로 지난해 말 2304억 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으로 금융사는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나누고, 그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이 고정이하여신이다.
올해 상반기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이 1908억 원으로 연말 대비 3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웰컴저축은행도 1075억 원, 한국투자저축은행 1000억 원으로 각각 2배 증가했다. 또 SBI저축은행은 54억 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연말 3억 원 대비 무려 51억 원이나 급증했다.
◇저축은행, 유의·부실우려 부동산 PF 4조5000억원…대형사 비중 25%
이처럼 대형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이 급격하게 악화한 것은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 영향이다.
강화된 사업성 평가 기준은 부동산 PF 사업장의 평가 등급을 양호-보통-악화우려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해 부실 사업장의 매각 및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 것이 골자다.
금감원의 강화된 사업성 평가등급에 따르면 유의는 ‘지속적·중대한 애로요인으로 사업진행에 상당한 차질 예상’되는 단계이고, 부실우려는 ‘지속적·중대한 애로요인으로 추가적인 사업진행 곤란’한 단계이다.
금감원의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재평가 결과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유의 및 부실우려 규모는 4조 5000억 원이고, 그중 상위 10개 저축은행은 약 2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로 연말과 비교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상승한 만큼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와 연체율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하지만 경공매, 재구조화 등이 원활하게 이행될 경우 연말에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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