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놓쳤지만, 한화 가서 더 좋아” ML도 주목한 156km 괴물, 대전 신구장 왕자를 꿈꾸다
[OSEN=잠실, 이후광 기자] 고교 시절 목표로 삼은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놓쳤지만, 정우주의 표정은 1순위로 뽑힌 것 마냥 해맑았다. 그를 지명한 팀이 한화 이글스였기 때문이다.
전주고 3학년 정우주는 지난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프로야구 한화 지명을 받았다.
일찌감치 정현우(덕수고)-정우주 2파전으로 좁혀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경쟁.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키움 히어로즈가 정현우를 지명하면서 한화 손혁 단장은 주저 없이 정우주에게 2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손 단장은 “정우주를 뽑은 이유를 설명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 부드러운 투구 동작을 가졌고, 선발, 불펜 어디를 가도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속구는 배운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속구가 아니다”라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정우주는 최고 156km 강속구를 뿌리는 탈고교급 투수로, 고교 통산 16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1.58로 호투했다. 45⅔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80개를 잡은 반면 볼넷은 17개에 불과했다.
정우주가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알린 건 지난 7월 제79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었다. 1977년 창단 후 첫 청룡기 결승에 진출한 전주고는 1985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무려 39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는데 당시 우승의 주역이 정우주였다.
정우주는 팀의 에이스답게 마운드에 총 3차례 올라 2⅔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타석에서도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정우주는 이에 힘입어 청룡기 우수투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명 후 만난 정우주는 “앞에 (정)현우가 긴장한 게 보여서 나도 같이 긴장했는데 몇 년 동안 해왔던 게 마지막에 결실을 맺은 거 같아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라며 “한화에서 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혀주셔서 되게 감동받았다. 날 진심으로 생각해주시는 걸 느껴서 지금까지 한 노력이 뿌듯했다. 감사한 마음뿐이었다”라고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소감을 전했다.
1순위 욕심은 없었냐는 질문에 정우주는 “당연히 1순위 욕심이 났다. 올해 야구를 하면서 세운 목표이기도 했다”라며 “그런데 한화 이글스에 가게 된 게 더 좋고, 100% 넘게 만족하고 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밖에서 본 한화는 어떤 팀이었을까. 정우주는 “되게 포근하다는 이미지다. 팬들이 보살이시면서 되게 착하신 거 같았다. 구단 관계자분들과 선배님들도 되게 포근하신 거 같아서 기대가 된다”라고 바라봤다.
정우주가 한화 생활을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모두의 롤모델’ 류현진과 꿈의 한솥밥을 먹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주변에서 류현진 선배님께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잘됐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류현진 선배님을 만나면 가장 먼저 커브를 배우고 싶다. 느린 변화구가 없어서 고생한 적이 많았다. 또 그밖에 다른 선배님들께도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라고 설렘을 표현했다.
그리고 하나 더. 정우주는 운 좋게도 데뷔 첫 시즌을 2025시즌 개막에 앞서 완공되는 대전 신구장에서 시작하게 됐다. 대전 신구장의 왕자를 꿈꾸는 그는 “내년부터 한화가 신구장 쓰는 걸 알고 있다. 굉장히 설레고, 긴장된다. 많은 관중이 오실 거 같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끝으로 정우주에게 한화에서의 목표를 물었다. 그는 크게 두 가지를 언급했다.
정우주는 “최고 구속이 아닌 평균 구속이 150km가 넘는 선발투수로 성장하고 싶다. 최고 구속 목표는 160km 이상이라서 체계적으로 열심히 운동한다면 목표만큼 던질 수 있을 거 같다”라고 했다.
이어 “불펜이든 선발이든 내가 맡은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하고 내려오는 게 목표다. 한화가 우승을 하고 성적을 내는 데 내가 조금이라도 기여했으면 좋겠다”라고 한화에서의 성공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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