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겨냥한 뒤 "국대 안 할래" 더 브라위너, 역풍 맞았다... 토트넘 출신 "팀 보호했어야. 일 커질 듯"
[OSEN=노진주 기자] 과거 '벨기에 황금세대' 케빈 더 브라위너(33, 맨체스터 시티)가 대표팀 은퇴를 암시해 모두를 충격에 빠트린 가운데, 경솔했단 지적이 있다.
더 브라위너는 지난 10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의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그룹2 조별리그 2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했지만, 자국 벨기에의 0-2 패배를 막지 못했다.
벨기에는 전반 29분 랑달 콜로 무아니, 후반 13분 우스만 뎀벨레에게 연속골을 내줬다. 하지만 프랑스 수비를 상대로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하면서 허무하게 졌다.
경기 후 더 브라위너는 은퇴 암시로 읽힐 수 있는 ‘폭탄발언’을 했다. 격앙된 표정 속 페르카우테런 스포츠 디렉터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는 고스란히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영국 매체 스포츠바이블은 “더 브라위너가 ‘나는 그만둔다, 포기할래’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전했다. 더 브라위너가 팀이 유로 2024에 이어 이날 경기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벨기에 대표팀 은퇴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더 브라위너는 로멜루 루카쿠, 에당 아자르, 마루앙 펠라이니, 뱅상 콤파니, 티보 쿠르투아 등이 포진했던 '황금세대' 벨기에 대표팀 핵심이었다.
그는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선 유일한 '황금세대' 일원이었다.
더 브라위너는 경기 직후 쏟아지는 질문에 "무엇이 잘못됐는지 여기서 말할 수 없다. 이미 하프타임 때 팀에 말했다"라고 말하면서 "언론에 이것을 반복할 수는 없지만 모든 면에서 나아져야 한다.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기준이 최고 수준이라면, 그 수준에 더 이상 도달할 수 없다면,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끝이다"라고 동료들을 겨냥하는 듯한 말을 내뱉었다.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때 4강 무대를 밟았던 더 브라위너는 현재 벨기에 상황을 절망적이라고 판단한 듯싶다.
그는 “2018년과 비교하면 지금 우린 좋지 않다. 내가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겠다”라며 이날 프랑스전을 돌아보고선 “우리는 뒤에 너무 많이 있었다. 6명이 뒤에 머물면 연결을 할 수가 없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이것은 전환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 사람들에 관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도메니코 테데스코(39) 벨기에 감독은 더 브라위너의 발언에 대해 “그가 실망하는 건 당연하다. 우리의 주장이고 엄청난 승리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며 더 브라위너의 발언을 크게 부풀려 생각하진 않았다.
이날 영국 매체 스포르트위트니스에 따르면 토트넘 출신 현 축구분석가 토비 알데르베이럴트(35)는 더 브라위너의 발언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더 브라위너는 동료들을 보호해야 했지만,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라면서 “물론 어려운 문제다. 라커룸에서 잡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상황에선 원팀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브라위너는 자신의 인터뷰로 인해 이를 어렵게 만들었다. 지금 (선수들이)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당분간 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즉시 해결할 순 없는 문제다. 하지만 만약 침묵이 계속된다면, 이렇게 복잡한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을 잘 이끌어야 하는 ‘주장’ 더 브라위너의 ‘은퇴 시사’ 발언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알데르베이럴트는 바라본 것이다.
한편 외신 NHL에 따르면 은퇴를 암시한 더 브라위너는 ‘폭탄발언’ 후 12시간 만에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의 후원자로서 병원에 방문, 공식 석상에 나섰지만 ‘축구'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꼈다.
매체는 “더 브라위너는 약 20분 동안 병원에서 연설을 들으며 가끔 아내 미셸을 바라봤다. 그녀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아마도 엄청난 언론의 관심에 대한 이야기였을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NHL에 의하면 더 브라위너는 행사를 마친 뒤 “지금은 축구에 대해 이야기할 순간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매체는 “벨기에 대표팀에서의 미래에 대해 질문했지만 더 브라위너는 침묵을 지켰다. 그 침묵은 어떤 의미일까? 이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라고 했다.
/jinju217@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