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1억원 '퐁피두 미술관 부산 분관' 유치 논란 점입가경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인 프랑스 퐁피두 국립예술문화센터 부산 분관 유치를 두고 지역사회가 찬반양론을 펼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부산시와 프랑스 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가 '퐁피두 센터 부산'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퐁피두센터 로랑 르 본 회장이 참석해 영상으로 진행됐다.
2022년 1월 박 시장과 로랑 회장이 부산 분관 유치에 대한 합의를 한 이후 2년 6개월 만에 결실을 보았다.
'퐁피두 센터 부산'은 총사업비 1천81억원을 투입해 2031년 이기대공원 어울마당 일원에 건립하는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체면적 1만5천㎡ 규모로 건립되는 미술관은 전시실, 창작스튜디오, 공연장, 교육실, 수장고 등으로 구성되며 이기대 예술공원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건축물로 건립하기 위해 설계를 국제공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퐁피두 센터 부산 분관이 건립되면 연간 46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등 부산이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에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천억원이 넘는 예산과 연간 125억원의 운영비가 소요되는 사업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예술·경제단체 등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부산시가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와 관련해 시의회에 허위 보고를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진실 공방까지 벌어졌다.
부산에서만 퐁피두센터 분관이 독점적으로 운영된다고 시의회에 허위 보고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부산은 부산 만의 독창적인 전시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게 부산시 입장이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원석 시의원(사하2)이 시정질문에서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는 시민 소통 부재와 과다 예산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가 박형준 시장 가족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2년 전 박 시장이 퐁피두센터를 방문했을 때 특정 갤러리 전속 작가와 동행한 것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전혀 사실이 아닌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시정에 흠집을 내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데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무소속 서지연 의원(비례)도 이날 "시가 상임위 보고 때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이 독점적으로 운영된다고 보고 한 적이 없다"며 "박 시장 가족이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에 개입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는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문화예술단체들은 11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가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퐁피두 센터 부산 분관 유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가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 타당성을 따져 보려고 개최한 시민사회 토론회를 방해하려고 같은 시간대 관제 토론회를 열어서 지역 미술계와 시민의 입과 귀까지 틀어막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퐁피두 부산 분관 유치 등과 같이 글로벌 문화예술 집적지를 조성하는 정책은 부산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부산 관광 관련 협회·협의회 6곳도 "퐁피두 부산 분관은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가 돼 고급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 찬성 입장에 섰다.
부산시 관계자는 "퐁피두 센터 부산은 14만점이 넘는 소장품을 가지고 있는 퐁피두센터의 현대 서양미술의 정수를 바탕으로 부산만의 독창적인 전시로 진행된다"며 "미술관 건립 타당성 용역에서 제시한 입장 수입 46억원은 보수적으로 예측한 것이고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의 경제적 효과를 단순히 운영수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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