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에 질려 헐값에 팔았는데..‘트리플크라운+사이영상 유력’ 세일, 또 트레이드에 우는 보스턴[슬로우볼]

안형준 2024. 9.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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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보스턴이 또 한 번 잘못된 선택을 한 듯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좌완 크리스 세일은 막바지로 향하는 2024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발투수 중 하나다. 세일은 9월 11일(한국시간)까지 시즌 27경기에 선발등판해 166.2이닝을 투구하며 16승 3패, 평균자책점 2.38, 213탈삼진을 기록했다(이하 기록 9/11 기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1위, 탈삼진 1위다. 그리고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팬그래프의 fWAR(6.2),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bWAR(5.9)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트리플 크라운'을 바라보는 세일은 올시즌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다. 비록 소속팀 애틀랜타는 포스트시즌 티켓 확보 여부를 아직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일은 올시즌 최고의 투수로 제 몫을 완벽히 해내고 있다.

세일은 올시즌에 앞서 '헐값'에 팀을 옮겼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애틀랜타로 헐값에 세일을 넘겼다. 세일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굴욕적인 트레이드였지만 보스턴 입장에서도 이유는 있는 선택이었다.

1989년생 좌완 세일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지명돼 2010년 곧바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첫 2시즌을 불펜에서 보낸 세일은 2012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거침없이 질주했다.

2012-2016시즌 5년 동안 149경기 1,015.2이닝을 투구하며 70승 47패, 평균자책점 3.04, 1,133탈삼진을 기록했다. 5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5년 연속 사이영상 투표 'TOP 6'에 이름을 올렸다. 엄청난 탈삼진 능력을 자랑하는 파이어볼러면서도 제구력도 안정적이었던 세일은 마른 체격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몸을 가졌고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세일은 2017시즌에 앞서 요안 몬카다 등 당시 최고의 기대주들과 트레이드로 화이트삭스를 떠나 보스턴에 입단했다. 그리고 보스턴 입단 첫 시즌은 2017년 32경기 214.1이닝, 17승 8패, 평균자책점 2.90, 308탈삼진을 기록하며 사실상 커리어 하이 성적을 썼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고 MVP 투표에서도 9위를 차지했다. 2018시즌에는 부상으로 158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여전히 뛰어난 기량(12-4, ERA 2.11, 237K)을 유지했고 사이영상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018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가 됐다.

세일의 활약에 대만족한 보스턴은 2019시즌에 앞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을 커버하는 5년 1억4,5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 계약은 보스턴에 악몽이 됐다.

2019년 데뷔 후 처음으로 4점대 평균자책점(25G 147IP, ERA 4.40)을 기록한 세일은 2020년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2022년까지 연장계약 첫 3년 동안 빅리그에서 단 11경기 48.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2023시즌에는 20경기 102.2이닝을 투구했지만 6승 5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부진했다.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지만 4년 동안 31경기 151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3.93에 그친 세일을 보스턴은 더 두고보지 못했다.

결국 보스턴은 올시즌에 앞서 계약 마지막 해인 세일을 트레이드했다.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데뷔시즌 41경기 .291/.353/.440 5홈런 18타점 5도루로 활약했지만 지난해에는 23경기 .280/.313/.347 9타점에 그친 2001년생 중앙 내야수 본 그리섬을 받는 조건으로 애틀랜타에 세일을 넘겼다. 연봉 보조도 함께였다.

잰더 보가츠가 떠났고 큰 기대를 품고 영입한 트레버 스토리는 최악이었던 보스턴은 중앙 내야수가 필요했고 빅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인 기대주 그리섬이 장기적으로 세일보다 더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트레이드 첫 해 성적은 애틀랜타의 압승이다. 세일은 전성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엄청난 호투를 펼치며 트리플 크라운과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그리섬은 올시즌 빅리그에서 23경기 .148/.207/.160 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트리플A 성적도 47경기 .250/.377/.348 4홈런 30타점 9도루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보스턴은 지난 2020시즌에 앞서 최악의 트레이드를 단행한 바 있다. 바로 LA 다저스에 무키 베츠와 데이빗 프라이스를 내주고 지터 다운스, 알렉스 버두고, 코너 웡을 받은 트레이드다. 베츠 트레이드는 보스턴의 승리가 되지 못했고 당시 트레이드를 주도했던 체임 블룸 CBO(Chief Baseball Officer)는 지난 1월 끝내 해임됐다.

세일의 반등 가능성을 믿고 트레이드 후 발빠르게 2년 3,8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맺은 애틀랜타는 잠시 반짝한 유망주를 내주고 특급 에이스를 얻은 트레이드에 활짝 웃고 있다. 반면 보스턴은 또 한 번 트레이드에 눈물짓게 됐다.(자료사진=크리스 세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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