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1순위 지명권, 키움은 왜 정현우에게 썼나…좌완 152km+꾸준함, 놓칠 수 없었다

▲ 키움 히어로즈가 덕수고 투수 정현우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곽혜미 기자

▲ 키움 고형욱 단장과 정현우, 그리고 정현우의 어머니가 기념 촬영을 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송파, 최민우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좌완 파이어볼러 덕수고 정현우(18)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키움은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해 정현우를 선발했다. 고형욱 단장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전체 1번을 지명하게 됐다”면서 “1순위 후보들을 면밀히 분석해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정현우를 선택하게 됐다”며 정현우에게 키움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힌 후 버건디색 모자를 씌워줬다.

창단 첫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할 정도로 정현우는 매력적인 자원이었다. 최고 152km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완성도 높은 변화구를 구사한다. 안정적인 제구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현우는 올해 16경기에서 48⅓이닝 8승 무패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했다. 신세계 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우수투수상도 수상했다.

키움 관계자는 “정현우는 기량을 1년 내내 잘 유지했다. 또 덕수고 정윤진 감독이 투구 수나 이닝 관리도 철저히 해줬다. 몸 상태도 워낙 좋다. 선수 스스로도 자기 관리를 잘한다. 특히 이 점을 높게 평가를 했다.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아팠다면 구속도 떨어졌을 것이다. 정현우는 건강하고 꾸준히 좋은 공을 던져왔다”며 정현우를 선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체 1순위 영광을 안은 정현우는 “내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 단상에 올라갔을 때만 하더라도 엄청 긴장을 했다. 집이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과도 가깝다. 또 2군 구장이 있는 고양시도 멀지 않다. 집 밥을 먹으면서 운동할 수 있어 더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남겼다.

프로에서 성공하기 위해 구속을 조금 더 높이고 싶다고 했다. 정현우는 “프로에서 내 공이 통하려면 구속이 지금보다 조금 더 높아져야 할 것 같다. 최고 구속보다 평균 구속을 더 끌어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해는 평균 143~145km가 나왔는데, 147~148km는 나와야 한다. 그래야 변화구도 더 통할 것 같다”며 자신의 발전 방향성을 언급했다.

데뷔 시즌 목표도 밝혔다. 정현우는 “이번 겨울에 완벽하게 준비해서 바로 1군 무대 선발 투수로 뛰고 싶다. 데뷔전에서 5이닝 이상 무실점 선발승을 따내고 싶다. 또 첫 시즌 10승도 도전해보고 싶다. 왼손 투수라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올 시즌 준비했던 것보다 더 체계적으로 훈련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눈을 반짝였다.

향후 키움 에이스인 안우진과 원투펀치를 이루고 싶다고 했다. 정현우는 “안우진 선배와 같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지금 키움에서 가장 좋은 투수다. 나중에 만난다면 많이 배우고 싶다. 안우진 선배도 데뷔 첫해와 비교했을 때 3년차 때 정말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어떻게 성장하는 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덕수고에서 한층 성장한 정현우. 마지막으로 정윤진 감독과 코치진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내가 올해 첫 경기부터 마지막 대표팀 경기까지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정윤진 감독님이 많이 배려해주셨기 때문이다. 항상 아들처럼 잘 챙겨주셨다. 사실 옛날에는 덕수고가 무섭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3년 동안 너무 재밌게 야구를 할 수 있었다. 덕수고에 간 걸 너무 만족한다. 그동안 나를 지도해준 감독님과 코치님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