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안 팔려요" 중개사 난감한데…집주인은 호가 버티기

조성준 기자 2024. 9. 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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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올리면 집 보러 안 와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인중개사와 매도인의 흔한 실랑이다.

지난 5월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튀기 시작하자 곳곳에서 매도인이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렸고 중개사와 수요자는 아우성친다.

서울 소재 B 공인중개사는 "최근 가격이 올랐고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일부 매도자들의 다소 빠른 대응에 중개사도 당황할 때가 있다"며 "집을 팔기 위해선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집주인들에게 계속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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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0.21% 오르며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이렇게 올리면 집 보러 안 와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인중개사와 매도인의 흔한 실랑이다. 지난 5월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튀기 시작하자 곳곳에서 매도인이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렸고 중개사와 수요자는 아우성친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지역 외에도 부동산 현장은 매도인들의 호가 올리기 혹은 버티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발 대출 옥죄기 현상에도 지난 5월 이후 시작된 매도자 우위 시장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특히 대단지·신축 아파트를 선호 현상을 일컫는 '얼죽신'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대단지·신축 아파트에서 추격 매수와 이에 따른 호가 상승세가 이어진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위치한 다산e편한세상자이 전용 59㎡는 지난 5월18일 7억원에 거래됐다. 조금씩 오르던 집값은 지난달 16일 7억6000만원까지 상승했고 현재 확인되는 매물은 8억원이다.

성남시 중원구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 1단지 전용 59㎡ 지난 2월24일 8억1500만원에 거래됐고 지난 7월19일 8억9000만원으로 계약됐다. 이 아파트 같은 타입 매물은 9억2000만원으로 9억원을 넘어섰다.

대단지 위주로 추격 매수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선 이 같은 상승 분위기가 오래가기 계속되긴 어렵다고 말한다. 장기적인 가격 상승은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지만, 서울 주요 지역에서 시작된 상승 분위기를 섣부르게 반영했다는 것이다.

경기도 신도시 소재 A 공인중개사는 "일부 매도자는 매수 문의에도 반응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샅바를 강하게 틀어쥐기도 한다"며 "매수자와 전화할 때와 실제 집을 보러가는 사이에 가격이 튀어 중개하는 입장에서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토로했다.

서울 소재 B 공인중개사는 "최근 가격이 올랐고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일부 매도자들의 다소 빠른 대응에 중개사도 당황할 때가 있다"며 "집을 팔기 위해선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집주인들에게 계속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락가락 가계대출 정책…시장은 미동도 없어
이복현 금감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내은행장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는 금감원이 가계부채 관리 방안과 관련해 은행권을 만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및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18개 국내은행장이 참석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지난 1일부터 스트레스 DSR 규제가 2단계로 강화됐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담대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얹어 대출 한도를 줄이는 규제다. 스트레스 금리는 수도권 1.25%포인트(p), 그 외 지역(0.75%p)으로 적용된다.

은행들은 2일부터 일부 조건부 전세대출을 막고 신용대출 한도를 크게 낮췄다.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간다는 지적에 삼성생명도 지난 3일부터 유주택자의 수도권 주담대를 제한하고 나섰다.

문제는 각종 대출 규제에 실수요자가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가계대출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등을 이유로 그간 강경 발언을 내놨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가계대출 규제의 은행 자율성을 강조하며 정제되지 못한 대출 관련 발언으로 국민 불편함을 초래한 데에 사과했다.

이 같은 오락가락하는 대출 정책에 부동산 시장은 미동도 없는 분위기다. 금융·증시에 비해 느린 반응을 보이는 부동산의 특성상 대출 규제 영향을 받기엔 각종 규제나 당국의 대응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도인들의 호가 버티기가 공고해지면서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감원장의 사과로 대출 압박에서는 벗어난 분위기이고 상승폭이 둔화했다곤 하지만 상승세는 유지가 되고 있다"며 "조정장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해 거래가 줄어드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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