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협박 불법대부, 원금-이자 무효화’ 입법 나선다
자기자본 요건 1000만원→1억원
野도 중점법안 추진, 국회 통과 가속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과 ‘금융 취약계층 보호 및 불법 사금융 근절 대책’ 당정협의회 뒤 기자들과 만나 “민생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불법 사금융에 대응하기 위한 불법 사금융 척결 및 제도 개선 최종안을 확정했다”며 “당정은 법률 개정이 신속히 처리되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금융위로부터 대부업법 개정안을 넘겨받아 의원 입법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달 말 법안을 발의하고 상임위원회 심사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도 법정 최고이자율(20%)을 넘는 대출, 미등록 대부업자의 대출의 이자를 무효화하고 대부업체 자기자본 요건을 강화하는 등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을 총 11건 발의했다.
불법사채에 與 “원리금 무효” 野 “계약 무효”… 법안 처리 속도 낼듯
[불법사채 근절 대책]
자본금 요건-처벌 강화도 유사
與 “추석 연휴 직후 법안 발의”
여야가 각각 불법 사채 근절을 위한 대부업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국회 통과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기국회 내 통과에 파란불이 켜졌다. 국민의힘은 11일 당정에서 신체 상해 등 반사회적 대부 계약을 무효화하고 불법 대부 처벌 수위를 금융 관련 법령상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법안 준비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내용이 법으로 허용하는 한도에서 규제를 최대한 강화한 수준인 만큼 야당의 수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추석 직후 의원 입법으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 통과의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은 박성준, 천준호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의원들이 잇따라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지난달 말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165개 주요 민생 과제 중 하나로 대부업법 개정을 뽑은 가운데, 이르면 이번 달에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야 법안에는 대부업법 위반 처벌 강화나 대부업 최소 자기자본 요건 상향 등 겹치는 내용이 다수여서 빠르게 접점을 찾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당정이 추진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에는 불법 사금융을 근본적으로 척결하고 대부업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신체 상해와 인신매매, 성 착취 추심, 폭행·협박을 통해 체결된 대부 계약의 경우 이자는 물론이고 원금까지 무효로 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민법에 신의성실 위반, 사회 풍속에 어긋나는 것은 무효화하는 근거가 있다”며 “법적 근거를 명확히 둬서 법원이 쉽게 무효 판단을 내리고, 국민이나 법원이 무효인 대부업 계약을 알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법정이자를 초과하는 대부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자계약 부분을 무효로 하고, 불법 사채업자의 경우에는 그 계약 전부를 무효로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는 반사회적 계약만 무효화하는 국민의힘보다 더 범위가 넓은 방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불법 사채 계약에 대해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회수할지를 두고는 일부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정 개정안에는 미등록 대부업은 현행 징역 5년 또는 벌금 5000만 원 이하 처벌을 징역 5년 또는 벌금 2억 원 이하로, 최고 금리 위반은 징역 3년 또는 벌금 3000만 원 이하 처벌을 징역 5년 또는 벌금 2억 원 이하로 각각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도 벌금 상한을 높이는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정은 대부업 등록 시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개인 1억 원, 법인 3억 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는데, 민주당은 최소 1억 원, 최대 3억 원으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정무위 관계자는 “대부업의 문턱을 높일수록 서민들이 급전을 빌리기 어려워지는 만큼 서민금융 지원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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