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AI 시대, 더 나은 현금성 소득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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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이 꽂힌 특정한 어느 하나만 고집한 채 다른 것들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 사회 시스템은 대체로 일을 하고 거기서 소득을 얻어 생활하며, 이걸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보험이나 사회보장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식이다.
최근 소득보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로 현금성 소득지원이 거론되고 있다.
음소득세와 기본소득을 결합하는 것도 그렇지만 거기다 보편적 근로장려세를 더하겠다는 발상이 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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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이 꽂힌 특정한 어느 하나만 고집한 채 다른 것들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의사결정을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 중 자신의 생각과 다른 걸 잘 참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을 두고 종교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는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라고 한다. 여기서 하나는 종교를 말하지만 이 말을 굳이 종교에만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 다 적용할 수 있다. 이 세상은 하나에서 다양함으로 펼쳐지고 그 다양성이 매 순간 서로 균형과 불균형을 이루며 굽이치는 곳이다. 거기다 인간 자체가 인식과 능력 면에서 불완전하다. 그런 만큼 하나만 붙잡고 거기에 함몰되기보다 하나 이상을 서로 대조시키는 것은 그나마 무언가의 실체를 알아가는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여기서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나 혁신적 발상도 나올 수 있다.
정책 얘기로 말을 이어가 보자. 인공지능(AI) 광풍에서 보듯 최근의 기술 발전은 매우 급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의 일자리가 대대적으로 사라지고, 심지어 고급 두뇌들조차 먹고사는 문제에 봉착할 거라고 한다. 사람들이 먹고살려면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 시스템은 대체로 일을 하고 거기서 소득을 얻어 생활하며, 이걸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보험이나 사회보장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식이다. 그런데 세상이 급격히 바뀌다 보니 일을 하고 싶어도 아예 일자리가 없거나 불안정한 일자리가 양산되는 데 반해 기존 사회보장 시스템은 안정적 소득보장을 해주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점차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 또한 깊다고 할 것이다. 최근 소득보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로 현금성 소득지원이 거론되고 있다. AI 분야의 대가인 캐나다 토론토대의 제프리 힌튼 교수도 현금성 소득보장의 절대적 필요성을 주장한다.
현금성 소득지원 정책은 여러 가지가 있고 또 다양한 모습으로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소득, 기회소득, 안심소득, 참여소득, 공정소득 등으로 명명된 소득지원 정책 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소득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았지만 현금성 소득지원 정책에 해당하는 보편적 근로장려세(Universal EITC), 음소득세(NIT) 등도 있다. 이들을 서로 비교해 볼 때 정책적 목표나 장단점이 서로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이들은 서로 섞일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잘 결합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아예 각각 자기 정책의 정체성을 고수하면서 원래 목적하는 바를 달성해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들 간 상호 비교를 통해 더 나은 제도를 마련할 수도 있는 법이다.
최근 연세대에서 ‘2024년 불평등 및 사회정책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새로운 사회보장정책이 제안됐다. 음소득세 방식의 기본소득과 보편적 근로장려세를 결합하는 것이 그것이다. 음소득세와 기본소득을 결합하는 것도 그렇지만 거기다 보편적 근로장려세를 더하겠다는 발상이 참신하다. 이는 현금 제공을 통한 소득보장에 더해 일자리 확대의 여지도 만드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제안이 안심소득보다 우월하다고도 한다. 기존의 것들을 서로 비교하고 더 나은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 하겠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제안을 기회소득과도 비교 검토하면서 더 진일보한 형태의 소득보장 정책이 나올 수 있는지 찾아본다면 어떨까. 그것이 어떤 이름이든, 어떤 형태를 띠든 국민들에게 유익한 정책이 된다면 이를 만들고 펼치는 것은 좋은 시도이고, 열린 자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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