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발로 5승 사냥…최종 목표는 호랑이 1선발
황동하(22·KIA)는 지난 8월3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다. 1위 KIA가 2위 삼성과 4.5경기 차에서 마주한 맞대결 2연전의 첫날이었다.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황동하는 마음처럼 투구하지 못했다. 1.1이닝 만에 3안타 3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6실점(3자책)을 했다. KIA는 결국 승리했지만 황동하에게는 올해 선발로 나가서 가장 부진한 경기였다.
지난 6일 키움전에서 승리한 황동하는 가을야구에 대해 묻자 그날의 경기를 언급했다. “삼성전에서 너무 안 좋은 모습으로 내려와 꼭 다른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했다. 키움 상대 1회초 14개를 던진 상태에서 비가 내려 무려 73분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컨디션을 잘 지켜냈고 5이닝 무실점의 투구로 승리해 KIA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줄였다.
황동하는 현재 KIA의 4선발이다. 선발 이의리가 개막 직후 부상을 당해 이탈하면서 그 자리를 메우고자 5선발로 로테이션에 들어간 뒤 계속 선발로 던지고 있다. 19차례 선발 등판을 포함해 올해 23경기에 나가 5승6패를 거둔 황동하는 선발 로테이션을 처음 도는데도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강점으로 부상자가 많은 KIA 마운드에 희망을 던졌다. 시즌 막바지가 되자 지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황동하는 올시즌 개막 선발 5명 중 4명이 부상으로 이탈한 재난 수준의 줄부상 속에서도 KIA가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큰 원동력으로 꼽힌다.
황동하는 “지난 삼성전에서 너무 안 좋아 나도 어필하고 싶었다. (포스트시즌 경기 등판에 대한) 욕심이 난다. 이런 경기 던지고 싶다는 생각, 매일 하면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KIA에 입단해 지난해부터 1군 경력을 쌓으면서 늘 선발 투수를 꿈꿔왔던 황동하는 올해 그 발판을 마련했다. 남은 경기와 가을야구를 통해서는 그 존재감을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 하고 있다.
KIA는 12경기를 남겨뒀다. 연전이 많지 않은 터라 황동하가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기회도 많지는 않다. 황동하는 “올시즌 선발 경험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바라던대로 던진 것 같기도 하다. 최종목표는 1선발이다. 목표를 높이 삼고 점점 좋아지는 투수가 되는 것이 내가 그리는 모습이다.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시간에는 긴 이닝보다는 2~3이닝을 던지더라도 깔끔하게 던져서 내 뒤의 투수들이 과부하 걸리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KIA의 한국시리즈 직행 확정에 함께 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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