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 거부 후 도망 차량에 숨진 30대 환경미화원, 예비 신랑이었다

지난달 7일 새벽 천안 동남구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달아나던 20대 운전자가 쓰레기 수거차량을 들이받아 30대 환경미화원이 숨졌다. 천안동남소방서 제공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차량에 의해 숨진 30대 환경미화원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류동근 부장판사)은 지난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위험운전 치사·상, 음주측정 거부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6)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 씨는 지난달 7일 새벽 천안시 동남구 오룡동 버들육거리에서 운전 도중 음주 측정을 거부해 1㎞가량을 도주, 쓰레기 수거 차량 뒤편에서 작업 중인 환경미화원 B(36) 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뒤 차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로 B 씨는 쓰레기 수거차와 A 씨의 차량 사이에 끼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B 씨와 함께 근무하던 동료도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숨진 B 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판에서 A 씨 변호인은 "무언가를 충돌했다는 사고는 알았지만, 사람을 치었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했다"며 도주치사·도주치상 혐의를 부인했다.

또 "혈액 채취 의사를 밝혔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음주측정 거부는 고의가 없었다"며 음주측정 거부 혐의도 부인했다.

류 부장판사는 변호인 측에 다음 공판 기일까지 변론 요지서 제출을 요청했으며, 해당 사건의 중대함을 고려해 사건 현장 인근 술집 CCTV 등을 추가로 살펴보는 등 양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