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 예방시설 미인증 제품…현장 ‘혼선’

최진석,손원혁 2024. 9. 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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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2년 전 먹는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돼 적지 않은 불안감을 줬던 창원시, 이후 환경부는 수돗물 유충을 예방하기 위해, 각 자치단체 정수장마다 여과장치 등 설치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인증 제품 사용을 두고 자치단체마다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최진석, 손원혁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김해 동부권 시민에게 하루 수돗물 10만 톤을 공급하는 삼계정수장입니다.

올해 깔따구 유충을 걸러내는 새 장치를 설치할 예정이었습니다.

특정 업체 제품 테스트도 마쳤습니다.

전체 사업비는 8억 원, 최종 계약을 앞두고 문제가 생겼습니다.

해당 제품이 '수도용 자재 적합 인증', CP 인증을 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김해시는 뒤늦게 해당 제품의 인증 때까지 최종 계약을 보류했습니다.

사후 인증을 받도록 해 준 것입니다.

[김영서/김해시의원 : "인증이 된 상태에서 계약이 됐어야 하는데, 그 전에 미리 모든 게 진행이 돼 있고 계약이 미뤄진…."]

창원 시민 35만 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다른 배수지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약 2억 원을 들여 최근 설치한 여과망은 수돗물의 법적 '위생 안전 기준', KC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입니다.

환경부는 2년 전 창원 등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소형생물 대응체계 구축 사업을 통해 자치단체의 상수도 위생 관리 강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인증 제품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창원시 상수도사업소 관계자 : "중앙부처에서 제시된 기준이 없다 보니까…. 가정용 제품으로 스테인리스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스테인리스 (여과망) 제품으로 도입했습니다."]

자치단체마다 혼선입니다.

입찰부터 인증 제품을 발주한 곳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자치단체가 더 많습니다.

강원도 속초시는 사업 추진 중 인증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해, 설계 변경으로 인증 제품을 설치했습니다.

[강원도 속초시 관계자/음성변조 : "제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두 개(인증)를 다 받은 걸로 하는 게 나중에 향후에 문제 소지가 없을 것 같아서요."]

소형생물 대응체계 사업 대상인 전국의 정수장과 배수지는 250여 곳.

전체 사업비는 780억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모호한 기준에 혼선…환경부 ‘뒷짐만’

[리포트]

4년 전 인천의 수돗물 유충 사태.

2년 전 창원의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자치단체마다 정수장 시설과 배수지 등에 여과망과 정밀 여과장치 등을 추가 설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제품을 어디까지 인증받아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환경부는 현재 위생 안전 기준, KC 인증 목록에 여과망 등이 없기 때문에 인증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필요하다면 분류 체계 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식 인증 기관인 한국물기술인증원의 해석은 다릅니다.

환경부가 스테인리스 재질이면 괜찮다고 권고하기도 했지만, 물기술인증원은 특정 재질로 인증 제외 여부를 판단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또, 정수장 밖으로 나간 물에 접촉하는 수도용 제품의 경우, 관련법에 따라 엄격한 위생 안전 기준, KC 인증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국물기술인증원/음성변조 : "이미 정수장에서 나온 이후에 배수지로 가서 거기서 이제 내려가는 물이지 않습니까? 배수지에 (장치) 설치가 된다고 하면 위생안전 인증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위생 안전 기준', KC 인증은 페놀이나 납, 수은 등 오염물질 함유 여부를 측정해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 표준화하기 어려운 신규 자재와 제품의 성능을 따져보는 '적합 인증', CP 인증까지 따로 둔 것은 먹는 물의 안전성 때문입니다.

[맹승규/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재질을 뭘 쓰냐에 따라 하기보다는 시스템 전체에 대한 안전성, 앞으로의 우리 수질 대응이라든지 이런 시스템들이 새롭게 들어온다면 거기에 맞춰서 분류체계 추가가 필요하고요."]

수돗물 공급 안전성을 강화한다면서도 미인증 제품이 사용되는 상황, 현장의 혼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

최진석 기자 (cjs@kbs.co.kr)

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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