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남편 안재환 떠난 후 현실부정·죄책감에 피 말라"
황소영 기자 2024. 9. 11. 21:47
코미디언 정선희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안재환을 잃었을 당시를 떠올렸다.
최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들어볼까'에는 '개그우먼 정선희,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정선희는 "과거 너무 애매한 캐릭터였다. 개그적인 요소도 별로 없어 '난 소모품인가?'란 허무함이 들 무렵 엄마가 17년 동안 불교를 믿다가 크리스천이 됐다. 여러 사람의 중보 기도로 변화된 케이스 1호다.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해 따질 게 많았는데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 하얗고 투명했다. 사랑하는 게 느껴지니 루저라는 나약한 마음 등 모든 게 다 치료되더라"라고 회상했다.
이후 놀랍도록 주어지는 기회를 통해 승승가도를 달렸다. 성공이 주는 달콤함은 스스로를 왕좌에 앉히기 시작했다고. 그때 결혼 이슈가 생겼다. 아빠에게 받지 못했던 평화를 결혼을 통해 온전히 치유받고 싶었던 상황.
정선희는 "결혼을 하고 나서야 한 사람의 영혼을 내 인생에 받아들인다는 것의 무게감을 느꼈다. 이 사람의 가족들까지 다 오는 거구나. '그게 극복 못 할 대상이겠나?' 싶었는데 모르는 부분까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남편 안재환은) 금전적인 문제로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를 성큼성큼 갉아먹고 있다는 것도 일이 바빠 몰랐다. 결혼 10개월 후 죽었다는 얘길 들었을 때 실감이 안 났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첫 번째 현실 부정을 하기 시작했다. 실종 신고를 안 했던 것도 당연히 올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돈이 마련되지 않아서 불화가 있었다. 돈이 있었는데도 안 꿔줘서 복수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이 겪을 이미지 타격을 생각해서 숨겨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죄책감이었다. 내 모든 행동에 대한 복기가 시작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피를 말리더라. 어느 날 문득 이 사람이 사라졌다는 상실감, 보고 싶다는 마음과 슬픔 이 모든 게 뒤죽박죽 엉켰다"라고 회상했다.
당시엔 가해자 선상에서 취조를 당하는 느낌이었고 각종 악플이 쏟아져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다.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었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기억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아마 그 시간이 각인됐으면 못 살았을 것 같다"라는 말이 진한 울림을 전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최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들어볼까'에는 '개그우먼 정선희,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정선희는 "과거 너무 애매한 캐릭터였다. 개그적인 요소도 별로 없어 '난 소모품인가?'란 허무함이 들 무렵 엄마가 17년 동안 불교를 믿다가 크리스천이 됐다. 여러 사람의 중보 기도로 변화된 케이스 1호다.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해 따질 게 많았는데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 하얗고 투명했다. 사랑하는 게 느껴지니 루저라는 나약한 마음 등 모든 게 다 치료되더라"라고 회상했다.
이후 놀랍도록 주어지는 기회를 통해 승승가도를 달렸다. 성공이 주는 달콤함은 스스로를 왕좌에 앉히기 시작했다고. 그때 결혼 이슈가 생겼다. 아빠에게 받지 못했던 평화를 결혼을 통해 온전히 치유받고 싶었던 상황.
정선희는 "결혼을 하고 나서야 한 사람의 영혼을 내 인생에 받아들인다는 것의 무게감을 느꼈다. 이 사람의 가족들까지 다 오는 거구나. '그게 극복 못 할 대상이겠나?' 싶었는데 모르는 부분까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남편 안재환은) 금전적인 문제로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를 성큼성큼 갉아먹고 있다는 것도 일이 바빠 몰랐다. 결혼 10개월 후 죽었다는 얘길 들었을 때 실감이 안 났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첫 번째 현실 부정을 하기 시작했다. 실종 신고를 안 했던 것도 당연히 올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돈이 마련되지 않아서 불화가 있었다. 돈이 있었는데도 안 꿔줘서 복수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이 겪을 이미지 타격을 생각해서 숨겨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죄책감이었다. 내 모든 행동에 대한 복기가 시작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피를 말리더라. 어느 날 문득 이 사람이 사라졌다는 상실감, 보고 싶다는 마음과 슬픔 이 모든 게 뒤죽박죽 엉켰다"라고 회상했다.
당시엔 가해자 선상에서 취조를 당하는 느낌이었고 각종 악플이 쏟아져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다.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었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기억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아마 그 시간이 각인됐으면 못 살았을 것 같다"라는 말이 진한 울림을 전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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